작년 매출액 4조5천억 넘어…"업계 영향력 확대""디스플레이-이노텍 등 계열사별 전문분야 유기적 결합 최대 강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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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본준 부회장은 자동차부품 사업을 LG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제시하며 신성장엔진으로 반드시 키워야 한다고 여러차례 강조했다. 자동차 설계회사 V-ENS 합병과 인천 R&D캠퍼스 건립도 구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자동차부품을 집중 육성하고 있는 LG의 사업 영향력이 시간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특히 전문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계열사들의 유기적 협업이 증가하며 자동차부품 업체로 LG의 입지가 높아지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부품 사업 4조원 매출을 기록한 LG는 글로벌 경기침체 가운데에도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며 명실상부한 자동차부품 업체로 자리잡고 있다. 실제 지난해 LG 주요 계열사들의 자동차부품 관련 매출액은 4조5000억원 규모로, 연평균 30%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LG에서 자동차부품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계열사는 LG전자,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하우시스 등이다. LG CNS도 스마트 교통이란 이름으로 도로교통, 철도, 공항 등 교통 전반의 영역에서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IT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소프트웨어 분야라는 점에서 직접적인 자동차부품 사업에서 제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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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자동차부품 사업에서 가장 높은 매출액을 자랑하는 LG전자 VC사업본부는 텔레매틱스, 디스플레이 오디오, 네비게이션을 중심으로 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와 자동차 설계 용역, 금형 및 생산설비 사업, 전장부품, 전기자동차용 부품 사업 등을 통해 지난해 1조8324억원의 매출액을 거뒀다. 이는 VC사업본부 신설 이후 최고 매출이다.

    2013년 7월 LG CNS의 자회사인 V-ENS을 합병한 LG전자 VC사업본부는 인천캠퍼스를 기점으로 자동차 부품사업의 핵심 R&D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LG전자 자동차부품 매출의 대부분이 인포테인먼트에 집중돼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능형 안정편의 장치인 '첨단운전자지원 시스템'을 비롯한 차량용 공조 시스템, 구동모터, 인버터, 전동컴프레셔, 배터리팩, 전력분배모듈, DC-DC컨버터 등 핵심부품 공급도 점차 늘고 있어 사업에 대한 전망은 밝은 상태다.

    글로벌 배터리 선두업체인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유하고 있다. LG화학은 연간 20만대의 전기차에 공급할 수 있는 배터리 생산능력을 앞세워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GM, 포드, 다임러, 아우디, 르노, 볼보, 상해기차, 장성기차, 제일기차 등 20여개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거래하고 있다.

    무엇보다 절대우위에 있는 R&D 경쟁력에 힘입어 추가 수주를 따내는 등 경쟁사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 LG화학은 파리협약 이후 친환경차에 대한 전세계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100만대 규모의 배터리 물량을 확보하고 지속적인 배터리 시장 선도 지위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

     

  • ▲ LG이노텍 멕시코 차량 전장부품공장 모습. ⓒLG이노텍
    ▲ LG이노텍 멕시코 차량 전장부품공장 모습. ⓒLG이노텍

     

    LG 계열사 중 자동차부품 생산에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LG이노텍은 소재·부품회사답게 핵심 기술 개발에 전념하며 차량용 전장부품 라인업을 빠르게 확장해나가고 있다. LG이노텍은 2007년 독자 개발한 브레이크 잠김 방지장치(ABS) 모터와 전자식 조향장치(EPS) 모터를 시작으로 자동차용 전장부품 시장을 지속 공략해왔다.

    LG이노텍이 개발하고 있는 자동차부품은 차량용 모터 및 센서, 차량용 카메라모듈, 차량용 무선통신모듈, LED, 전기차용 배터리 제어시스템(BMS), 전력변환 모듈 등 20여 종이다. 특히 차량용 듀얼클러치 변속기용 모터, 블루투스 및 와이파이 콤보모듈 등 혁신적 제품을 지속 개발하며 시장 경쟁력을 확고히 구축하고 있다.

    더불어 지난해 6900억원과 6000억원의 자동차부품 관련 매출을 거둔 LG디스플레이와 LG하우시스는 각각 정보 안내 디스플레이·계기판, 자동차 시트·대시보드 용 신소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시장 개척에 집중하고 있다.

    무엇보다 LG디스플레이와 LG하우시스가 집중하는 자동차부품 사업은 이전에는 없던 사업을 새롭게 개척해야 한다는 점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아 이목이 집중되는 분야다.

    한편 이같은 상황에서 LG는 지난해 말 구본준 부회장을 (주)LG 신성장사업추진단장으로 배치하며 자동차부품 사업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조금 과장해서 얘기한다면 LG는 마음만 먹으면 전기차를 만들 수 있는 수준의 기술력을 갖고 있다"면서 "기존 자동차보다 구조가 단순하고 전기, 전자 분야가 핵심 기술이 되다 보니 차량 쪽으로 투자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은 각 계열사로 나눠진 전문 분야 구축과 그에 따른 유기적 협업"이라며 "오너 일가인 구 부회장이 진두지휘에 나선 만큼 자동차 부품 사업의 그룹 내 입지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