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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은 기업의 핵심가치로 '두산웨이'를 강조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직원들에게 온전히 녹아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몇 년간 두산그룹은 '두산웨이 WHY'라는 캠페인을 내걸고, 건물 곳곳에서 관련 영상을 방송 중이다. 일부 직원들은 관련 영상을 보고 상사에게 'WHY'라고 되묻는 것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
3일 재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2012년부터 '두산웨이 WHY'라는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창조적 생각과 보다 다양한 시각으로 관련 업무를 살펴보고, 상하 관계의 '열린소통'을 강조한다.'두산웨이'는 두산의 100년 역사와 문화, 철학 등을 담았다. 내부 직원들의 업무에 활용되는 하나의 기업 문화다. 여기에는 인재확보 및 활용, 공정성, 포용력, 열린소통 등이 포함됐다.
현재 관련 영상은 서울 동대문구 두산타워 엘리베이터 등에서 반복적으로 노출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직원들은 '두산웨이 WHY'라는 캠페인을 보고 우려감을 드러냈다.
실제 두산타워 엘리베이터에서 이 영상을 본 한 직원은 "WHY라고 되물으면 혼날텐데"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저렇게 말해도 되나?"라며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러한 반응은 두산그룹이 강조하고 있는 기업 문화 활동을 무색케 한다.
더욱이 박용만 전 회장은 2012년 두산그룹 회장 취임 당시 '두산웨이'를 강조하고 가치 재정립 등을 통한 책자를 발간하는 등 가치 정립에 힘썼다. 박 전 회장의 업적 중 하나로 두산웨이가 꼽힐 정도다.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박 전 회장의 후임인 박정원 회장이 이를 얼마나 계승하고 발전시킬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정원 회장 나름의 경영철학이나 아이덴티티를 새롭게 구축할 수도 있고, 박용만 전 회장의 두산웨이 가치를 이어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두산家 3세에서 4세로 세대교체를 한 두산그룹 입장에서는 적잖은 고민이 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이에 대해 두산그룹 관계자는 "두산웨이는 신경을 쓰거나 하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두산웨이는 내부 직원들간 업무에 쓰이는 하나의 문화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두산웨이'에 대한 강제성도 문제시 되고 있다. 두산그룹 신입사원들 이메일 서명에는 종종 '두산웨이를 이해했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기 때문이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이메일 서명은 개인의 취향일 뿐"이라며 "이를 강요하거나 하는 것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두산에 새로 들어온 신입 및 경력직원들을 대상으로 환영회, 연수회 등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설명하는 것이지 별도로 교육을 진행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