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의 없는 소통의 자세는 ‘내리사랑’ 실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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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논산 소재의 강경상고를 졸업하고 서울은행에 입행해 금융권에 첫 발을 들였다. 이후 교육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주경야독으로 단국대 회계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특유의 친화력과 성실함으로 대졸 사원을 압도하는 영업성과를 인정받아 은행장 자리까지 오른 ‘인간승리’로 평가 받는다.
함영주 은행장의 인간미는 지난달 6일 단국대에서 들을 수 있었다.
그는 ‘대학생을 위한 CEO특강’이라는 주제로 은행장이 되기까지의 과정, 가족이야기 등 그 동안 살아왔던 발자취를 진솔하게 풀어냈다.
금융권에서 ‘상고 출신 천재’로 불리는 함영주 은행장의 좌우명은 ‘낮은 자세로 섬김과 배려의 마음’이다.
그의 성공 배경에는 인간관계에 섬김과 배려라는 철학을 더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하면서 이러한 자세를 몸에 배게 만든 분은 바로 어머니였다고 소개했다.
함영주 은행장은 “시골에서 고등학교를 다닐 때 하숙을 했었는데 어머니가 버스를 세 번 갈아타면서까지 쌀 일곱 말을 직접 들고 찾아오셨다”며 “예전엔 하숙비 대신 다른 것들로 지급이 가능했던 시절이었지만 농사짓는 어머니의 모습을 친구들에게 들킬까봐 부끄럽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한참 지난 후에 알게 됐는데 어머니는 직접 농사지은 쌀을 가져가면 아들이 먹을 수 있었기에 굳이 하숙비를 쌀로 가져오셨던 것”이라며 “좋은 밥을 배불리 먹이고 싶은 어머니의 따뜻한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어머니의 사랑과 정성을 받고 자랐기에 같은 마음으로 직원들과 고객들을 섬겼다”며 “결국 어머니의 헌신과 희생이 오늘날의 은행장까지 오게 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덕담과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자산 규모가 300조원이 넘는 국내 최대 은행 수장이 학생들에게 제시한 인생의 성공방정식은 ‘사람 냄새’였다.
함 은행장은 “시골에서 태어나 남 앞에 나서기를 수줍어했고 웃을 때도 입을 가리고 웃어서 ‘미스 함’이라는 별명이 붙었다”며 “그 시절이 어쩌면 나를 낮출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며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챙기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인을 꿈꾸는 젊은 학생들에게 금융업은 더 이상 돈을 많이 주는 안정된 직장이 아닌 생존의 기로에서 절박하게 노력해야 하는 업종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취업 선호도에서 금융 쪽이 높은 건 월급을 많이 주기 때문이라는데 은행이 돈을 많이 벌던 시대는 지나갔다”며 “모바일 등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은 “강연 내내 후배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고 자랑스러운 선배님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뜻 깊은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낮은 자세로 살아온 함 은행장의 이야기를 듣고 많은 직원들도 감동받았다”며 “항상 직원들을 먼저 챙기고 격의 없는 소통을 위해 노력하시는 분”이라고 전했다.
하나은행은 올해 손님들이 가장 많이 찾는 일류은행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은행을 찾는 손님이 많이 있는 것이 은행의 존재 이유이기 때문이다. KEB하나은행 출범과 함께 초심으로 돌아가 손님을 섬김의 자세로 맞이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함영주 은행장은 1956년 충남 부여 시골에서 태어나 1980년 서울은행에 입행했다.
2002년 서울은행 수지지점장을 거쳐 2004년 통합 후 하나은행 분당중앙지점장, 2005년엔 가계영업추진부장을 맡았다. 이후 능력을 인정받아 2006년엔 남부지역본부장, 2008년엔 충청영업그룹 대표를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