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 헌터증후군ㆍSK바이오팜 급성반복발작치료제 등 글로벌화 가속
  • ▲ 녹십자의 희귀질환 헌터증후군 치료제인 헌터라제가 미국임상 2상 시험에 돌입해 세계 최대 제약시장인 미국에서 승부수를 띄웠다. ⓒ녹십자 제공
    ▲ 녹십자의 희귀질환 헌터증후군 치료제인 헌터라제가 미국임상 2상 시험에 돌입해 세계 최대 제약시장인 미국에서 승부수를 띄웠다. ⓒ녹십자 제공

    국내 바이오·제약기업들이 희귀의약품 세계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내수는 이미 포화상태에 다다랐고 연구·개발(R&D)비용이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 속에서 투자대비 수익성이 높은 희귀의약품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짧은 임상기간, 적은 임상비용, 높은 신약 승인 건수와 고가의 보험약가(타 전문의약품 대비 평균 7배)·독점기간(최대 10년) 보장 등은 희귀의약품의 이점으로 작용한다. 질환 유병률은 낮지만 전세계 환자수와 각 국가의 파격적 지원정책을 감안하면 막대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국내 제약 업계 가운데 가장 공격적인 곳은 녹십자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녹십자는 헌터증후군 치료제인 헌터라제, 혈우병 치료제인 그린진에프 등을 앞세워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헌터라제는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2상 시험 진입을 승인받았다. 전세계 헌터증후군 환자 수는 4000여 명에 불과하지만 제품 가격(약 220만원)이 비싸기 때문에 성장 잠재력에 대한 평가는 높게 점쳐진다.

    헌터증후군 치료제로 현재 시판되고 있는 제품은 영국 샤이어사가 개발한 엘라프라제가 유일하다. 녹십자가 미국 FDA로부터 헌터라제의 판매 허가를 받을 경우 빠른 속도로 글로벌 시장 진입, 안착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그린진에프도 현재 미국에서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인 박스터의 애드베이트, 화이자의 진타에 이어 세계 3번째다. 혈우병 치료제 시장이 과점 시장 형태를 보이고 있어 출시 이후에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면역계 질환 치료제인 아이비글로불린 에스엔은 올해 하반기 최종 허가 획득이 기대되고 있다. 지난해 FDA 허가 신청 이후 미국 시장 진출에 대한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으며 현지 판매를 담당할 파트너사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녹십자는 희귀의약품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녹십자 관계자는 "시장 진출 여건과 향후 성장성이 무궁무진한 만큼 희귀병 시장은 녹십자의 신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바이오팜은 파킨슨병 치료제, 급성반복발작과 기면증 간질, 영아연축 등 다수의 희귀의약품 개발을 진행 중이다. 급성반복발작 치료제는 미국에서 임상3상을 끝내고 신약허가신청 단계에 진입했다.

    그외 치료제들도 미국 FDA 임상 1~3상을 진행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기술수출 보다는 독자적으로 임상 투자와 생산을 소화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JW중외제약도 급성골수성백혈병과 재발성다발성골수종치료제에 대한 미국 FDA 임상에 진입, 상반기 내 1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안트로젠, 지트리비앤티, 메디포스트 등 바이오벤처들이 미국 FDA 등 해외 임상에 나선 상황이다.

    세계 희귀의약품 시장은 2014년 기준 노바티스, 로슈, 셀젠, BMS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선점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시장 규모는 970억달러(약 116조8000억원)에 달하며 2020년 1780억달러(약 214조5000억원)로 연평균 11.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희귀의약품 개발업체 한 관계자는 "희귀의약품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과 지원이 커지면서 국내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며 "희귀약으로 제품화에 성공할 경우 희소가치로 인해 어떤 약보다 글로벌 진출 성공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