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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철판·강판을 판매하던 시대는 끝났다. 고객 니즈가 다양해지면서 철강제품도 새롭게 진화하고 있다. 가볍고 튼튼하며 가공이 쉬운 기능 강화에 디자인이 더해지면서 이제는 철강제품이 아름다워지고 있다. 컬러강판 시대가 점차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16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그동안 계열사인 포스코강판을 통해 컬러강판 시장에 진출하다가, 최근 고해상도 잉크젯 프린트 강판을 자체개발하면서 직접 시장 진입에 나섰다.
국내 컬러강판 시장은 지난해 약 250만톤 규모로 추정된다. 동국제강이 유니온스틸과 합병하면서 60만~65만톤 규모로 업계 1위다. 이어 동부제철 40만~45만톤, 포스코강판 35만톤, 세아제강 20만~25만톤, 현대제철 17만~20만톤 규모 순이다.
컬러강판은 기존 유니온스틸이 선보였던 차별화된 브랜드 '럭스틸'이 가장 대표적이다. 럭스틸은 지난해 연말 남산 서울타워 외부 벽면 전체의 외장재로 사용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유명 작가와 협업한 디자인을 선보이며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을 보이고 있다.
이렇듯 동국제강과 동부제철이 주름잡고 있는 컬러강판 시장에 포스코가 직접 뛰어들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각 고객사들이 특화된 디자인을 자사 제품에 적용하는 추세가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에 꽃무늬 등 다양한 색깔 이외에 디자인이 더해지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한 국내 대형 가전업체뿐 아니라 글로벌 업체에서도 컬러강판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인테리어 내장재나 가구 외판재 등의 시장 수요도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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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가전제품도 하나의 인테리어 디자인 영역으로 포함되고 있는 것이다. 주방 분위기를 좌우할 수 있는 가장 큰 부분이 냉장고이다. 실제로 TV와 함께 가정에서 가장 자주 이용하는 가전제품 중에 하나이다. 아름답고 디자인이 좋은 냉장고가 인기를 끌 수 밖에 없다. 과거 백색가전으로 통칭되던 냉장고, 세탁기는 잊혀진지 오래다.
때문에 포스코는 잉크젯 프린팅 기술과 철강재를 접목한 고해상도 잉크젯 프린트 강판을 자체기술로 개발한 것이다. 시장 가능성을 판단해 직접 나선 것이다.
이 제품은 완벽한 풀컬러 인쇄가 가능하고, 해상도도 기존 프린트 강판 대비 4배 이상 높은 1200dpi 수준이다. 동일 패턴을 반복적으로 표현하거나 대형 미술작품을 분할해 표현하는 등의 정밀한 디자인이 가능하다.
기존 프린트 강판에 비해 선명한 색을 구현하고 작업 공정도 단축시켜 원가절감 효과가 크다. 잉크젯 프린트 강판은 롤이나 스크린 없이 파일로 처리할 수 있어서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에 개발한 고해상도 잉크젯 프린트 강판은 구체적으로 롤프린트 강판, 실크스크린 강판, 라미네이트 강판 등의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제품”이라며 “국내 시장 규모는 30만톤 규모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각 회사별 브랜드 이미지를 나타내거나, 특정 작가의 다양한 색감을 지닌 디자인까지 구현할 수 있어 고객사들로부터 좋은 반응이 오고 있다”며 “시장 수요 및 고객 반응을 더 살펴본 후에 생산 규모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스코는 기존 프린트 강판(고급재)과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을 책정해 판매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포스코 진출이 향후 컬러강판 시장에 지각변동을 가져올 수 있을지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시장 전체의 규모를 키우는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