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 중동·동남아 공략 본격화금호산업, 내실 다지기에 중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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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쌍용건설과 금호산업이 명가 재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은 쌍용건설 표지(왼쪽)과 금호산업이 있는 금호아시아나그룹 본사 모습ⓒ뉴데일리
    ▲ 쌍용건설과 금호산업이 명가 재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은 쌍용건설 표지(왼쪽)과 금호산업이 있는 금호아시아나그룹 본사 모습ⓒ뉴데일리


    재무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 등 시련을 겪었던 쌍용건설과 금호산업이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4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건설업계의 명가인 두 회사는 수주 확대와 안정적인 실적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재건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1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쌍용건설은 영업이익 60억원, 금호산업은 95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동기 쌍용건설은 44억원, 금호산업은 8억원가량 적자를 기록했었다.

    건설업계는 앞으로 쌍용건설과 금호산업의 실적이 더욱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두 건설사 모두 부채 감축에 성공한 데다 수주고도 착실하게 쌓고 있어서다. 

    2012년 1조4366억원에 달했던 쌍용건설의 부채는 이번 1분기에 6053억원으로 줄었다. 금호건설은 2009년 부채가 7조5456억원에 달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9820억원으로 나타났다. 수주고의 경우 쌍용건설이 1조4838억원, 금호산업이 4조6343억원에 달한다. 

    앞서 두 건설사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건설업 경기 침체에 큰 타격을 받아 2009년(금호산업)과 2013년(쌍용건설)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금호산업은 모기업인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인수하면서 감당해야 할 풋백옵션(일정 시점에 평가한 주식가격이 인수 당시 가격보다 떨어지면 인수 때 값으로 사주겠다는 조건) 부담을 이기지 못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으로 유동성 부족에 시달리던 쌍용건설은 채권단의 추가 자금 지원이 무산되면서 워크아웃보다 구조조정 강도가 센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는 상황까지 맞았다.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 쌍용건설, 하반기 금호산업에 반전의 기회가 찾아왔다.   

    해외 건축과 토목 분야에서 경쟁력이 있는 쌍용건설은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던 2014년 810만덜러 규모의 말레이시아 랑카위 호텔 컨벤션 공사를 맡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를 높이 산 두바이투자청이 지난해 1월 쌍용건설을 인수하면서 기업회생절차가 마무리됐다. 두바이투자청은 운용 자산만 1900억달러에 달하는 아랍에미리트 국부펀드다.

    지난해 연말 쌍용건설은 두바이투자청과 관련이 있는 △두바이 로열 아틀란티스 호텔 △아파트 팜 게이트웨이 △오피스 빌딩 등 3개 프로젝트 시공권을 한꺼번에 확보해 명가 재건의 신호탄을 쐈다.

    쌍용건설은 올해 본격적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 두바이투자청의 중동 물량과 전략 지역인 동남아시아 발주 사업 중 수익성이 좋은 프로젝트를 따내겠다는 계획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해외뿐 아니라 국내 주택 사업도 진행할 것"이라며 "도시정비사업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산업은 지난해 연말 박삼구 회장이 인수 대금 7228억원을 채권단에 완납하면서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워크아웃 와중에도 금호산업은 공공사업 분야의 강점을 십분 활용해 지난해 2조5000원 규모의 신규 수주액를 일군 데다 경북 구미시, 충남 아산시, 세종시 등에 분양된 신규 단지를 조기 완판하는 성과를 올렸다.  

    금호산업은 올해 공격적인 사업 확장보다 안정적인 실적 관리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주택 경기가 지난해만 못한 데다 공공공사 발주량도 줄고 있어 수익성을 따지는 선별 수주 등 방어 위주의 경영을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공항공사 등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고 있는 공공공사와 수익성이 검증된 대외경제협력기금 발주 해외 사업은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건설업계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체질 개선 노력을 당부했다.  

    김영덕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사들이 외형 부풀리기보다 내실 다지기에 힘을 쏟으면서 실적이 호전됐다"며 "다만 신용등급 평가 회복 등 남은 과제가 많고 건설 경기가 호황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강점이 있는 부문 위주로 사업구조를 개편하는 등 체질 변화를 위한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