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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분기 증권사들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전년동기대비 하락한 가운데 자기자본 기준 톱10 증권사의 경우 500억원, 10~20위권의 중소형 증권사는 100억원 수준의 순이익이 '자존심'의 기준으로 평가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분기 실적을 발표를 마친 대다수 증권사들은 올초 홍콩H지수 급락에 따른 ELS 운용손실 여파로 분위기가 가라앉은 모습이다.
미래에셋대우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반토막 이상이 났고, 삼성증권과 현대증권은 지난해 1분기에 비해 각각 44%, 43% 떨어진 성적표를 공개했다.
순이익이 지난해 1분기 대비 20~30% 감소한 증권사들도 속출했고 적자를 낸 회사도 나왔다. -
이를 감안하면 국내 10대 증권사들의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 평균은 394억원으로 집계됐으며, 미래에셋증권이 40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평균치에 가장 근접했다.
평균치를 끌어올리는데 일조한 증권사는 NH투자증권으로 1분기 640억원의 당기순익을 냈고, 한국투자증권이 636억원을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미래에셋대우와 메리츠종금증권은 각각 534억원, 50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자존심을 지켰다.
반면 하나금융투자가 127억원의 당기순손실(전년대비 적자전환)을 기록하며 평균치를 내렸다. 그룹 연결납세 영향으로 법인세비용 293억원이 추가적으로 발생했기 때문이며 일회성 요인을 제외할 경우 하나금융투자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166억원으로 추정된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대신증권의 경우 1분기 순이익이 172억원에 그쳤고, 신한금융투자도 기준금리 인하의 영향으로 채권 등 자기매매부문 이익이 감소하며 순이익이 전년대비 55.4% 줄어든 218억원에 머무르며 톱10의 평균을 깎아내렸다.
자기자본 1조원 미만의 중소형 증권사 톱10 중 대다수 증권사 중에서는 차별화를 바탕으로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진 곳도 있는 반면 우려를 낳은 곳도 있다.
1분기 중소형사 톱10(3월 결산 신영증권 제외)의 평균실적 집계에서 변수는 한화투자증권이다. 1분기 ELS 대규모 운용손실 폭탄을 맞은 한화투자증권은 1분기 659억원의 적자를 내며 업계에 충격을 안겼다.
이처럼 한화투자증권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함에 따라 중소형사 톱10의 1분기 평균 당기순익은 26억원으로 집계됐다. -
다만 적자규모가 큰 한화투자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9개사의 평균은 102억원이다.
평균치를 대폭 끌어올린 주역은 교보증권으로 1분기 21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9개사 평균의 두배를 넘었다.
PF(프로젝트파이낸싱)과 SF(구조화금융) 등 부동산금융이 실적 견인차 역할을 했다.
지난해 789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하며 16년만에 사상 최대치 실적을 경신한 교보증권은 올해 1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대다수 증권사들의 1분기 실적이 전년동기대비 하락한 반면 교보증권의 1분기 실적은 전년동기대비 41% 올랐다는 점에서 사상 최대치 실적을 달성한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연간실적 역시 기대되고 있다.
HMC투자증권도 IB(투자은행), 채권 등 대부분의 사업부문이 양호한 실적을 내며 1분기 16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 중소형사 톱10의 평균을 올리는데 일조했다.
HMC투자증권의 경우 IB부문은 금융자문, 대체투자 등 차별화된 딜과 안정적 리스크 관리를 통해 뛰어난 실적을 기록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고 채권부문도 시장금리 인하에 따른 자기매매이익증가 등으로 수익을 냈다.
IB부문에서 대형사와 어깨를 견주고 있는 KB투자증권도 160억원의 당기순익을 내며 선전했다.
중소형증권사 탑9의 평균 순익 102억원에 가장 근접한 곳은 유진투자증권으로, 1분기 10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반면 지난해 1분기 29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던 유안타증권이 올해 1분기에는 53억원에 그쳤다.
이밖에 SK증권(59억), 하이투자증권(43억)과 동부증권(30억)의 경우 전년동기대비 상승했거나 비슷한 수준의 1분기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중소형증권사 탑9의 평균 순익에 비해 부족한 수준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