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안방보험 금융지주 설립할 가능성 배제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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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보험업계 인수합병(M&A) 시장 '최대어'인 ING생명이 새 주인을 찾고 있는 가운데 업계 전문가들은 안방보험의 통 큰 베팅을 기대하고 있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다수의 보험사와 보험그룹이 매각절차가 진행 중인 ING생명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동안 국내 유력 인수 후보들이었던 대형 생보사와 금융지주사들이 모두 발을 빼고 있는 상황이기에 국내사들의 입찰은 구색 갖추기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전문가들 역시 중국 자본에 넘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혜진 교보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ING생명은 안방보험 또는 중국 자본에 인수당할 것으로 보인다"며 "IFRS4 2단계(국제회계기준)로 사실상 국내 금융기관에서 인수는 어려워졌다. 중국의 경우 한국보다 고금리이며, 자본력도 갖추고 있기에 위험을 감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도 "국내 인수후보 가운데 빅3생보사, 금융지주사들 모두 인수전에 뛰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ING생명은 815억원을 자살보험금으로 추가로 지급해야 하므로 인수 매력이 더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지난 23일 금감원에 따르면 ING생명의 자살보험금 미지급금은 815억원(미지급 보험금 577억, 지연이자 238억)으로 전체 생보사 가운데 가장 많았다. 이날 권순찬 부원장보는 "자살보험금 지급을 거부 또는 지연한 회사와 임직원을 엄정히 제재하고 보험금 지급률이 저조한 회사 등에 대해서도 현장검사를 다시 하는 등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일축했기에 지급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국자본 가운데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는 안방보험이다. ING생명은 ▲고금리 제공 상품이 적고 ▲다양한 포트폴리오 ▲높은 순이익(3048억원) ▲5000여 명의 전속설계사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 등에서 동양생명, 알리안츠생명과의 시너지가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ING생명 매각가를 1조5000억원에서 3조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안방보험의 경우 ING생명에게 1조6000억원대의 인수가격을 제시한 바 있기에 통 큰 베팅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전용식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안방보험은 단기적으로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해 경영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장기적으로는 통합에 무게가 실린다"며 "안방보험 입장에선 알리안츠 생명과 동양생명을 통합할 경우 시스템비용, 조직문화, 인력문제 등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ING생명까지 인수해 금융지주를 설립하는 것이 최선책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감원 관계자도 “ING생명이 인수자들 찾고 있지만, 대부분의 국내 보험사들이 IFRS4 2단계 도입에 따른 자본 확충 문제 등으로 인수가 녹록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 "안방보험이 한국시장 진출 확대를 선언한 만큼 금융 지주를 설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안방보험이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에 이어 ING생명까지 인수할 경우 전체 자산 70조로, 자산 기준으로 NH농협생명을 누르고 생보업계 4위로 올라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