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상업화 불구 별다른 성과 없어글로벌 시장서 한국 점유 5%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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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광산업은 '꿈의 섬유'라 불리는 탄소섬유의 국내 최초 상업화를 이뤄냈지만, 4년여가 지난 현재까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일본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확고한 점유율을 선점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탄소섬유 수요 기업들은 외산을 선호하는 분위기여서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은 분위기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탄소섬유 시장은 현재 6만톤 규모다. 특히 자동차용 탄소섬유는 2020년까지 3만5000톤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탄소섬유 수요는 2012년 기준 연간 3000톤 내외였고, 현재는 4000~5000톤 규모다.

    태광산업은 탄소섬유의 성장성과 함께 국내에서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2012년 국내 최초로 탄소섬유 개발·생산에 나섰다.

    하지만 글로벌 탄소섬유 시장을 6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일본의 도레이, 미쓰비시레이온 등과의 가격 및 기술력 경쟁에서 밀려 글로벌 점유율은 1~3% 내외로 미진하다. 이렇다 보니 태광산업은 탄소섬유 관련 별다른 실적을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태광을 비롯한 국내 기업들이 탄소섬유를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있으나, 사용이력이 적고 외산 대비 가격이 비싸 국내 업체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올 상반기 코트라 등에 따르면 탄소섬유 가격은 kg당 3000엔(한화 약 3만원) 내외다. 이런 가운데 국내 탄소섬유 가격 평균은 외산과 비교해 KG당 5달러(한화 약 5900원)정도 비싸다. 기술력 역시 5년도 채 되지 않은 국내 제품과 달리 일본은 60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어 격차가 상당하다.

    이처럼 가격과 기술력 측면에서 일본 업체들에 밀리다보니 국내외 탄소섬유 시장에서 태광산업이 경쟁력을 갖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태광산업은 울산 소재 공장에서 연산 1500톤 규모의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매년 1500톤 물량을 지속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 태광산업의 탄소섬유 수요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글로벌 시장 점유 1위인 일본 도레이는 연간 4700톤 이상을 꾸준히 생산하고 있어 대조적이다.

    태광산업 측은 "매년 최대 1500톤을 생산할 수 있으나 수요에 따라 생산량이 달라진다"며 "수요 부족으로 남는 재고 물량이 있어도 이를 보관함에 따라 품질이 변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태광산업은 기술력과 가격 부문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품질개선 등에 주력할 계획이다.

    탄소섬유의 규격은 레귤러, 스몰, 라지토우 등이 있다. 태광산업은 품질개선을 통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좀 더 굵은 실을 뽑아낼 수 있도록 연구개발 중이다. 개발에 성공한다면 가격을 낮추고 산업용 시장의 판로도 개척할 수 있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현재 항공기 관련 부문은 해외에서 독점하고 있어 확보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자동차 프레임과 압력용기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탄소섬유 관련 뚜렷한 실적을 밝힐 수 없는 수준이나, 당장 시장 확대를 모색하기 보다는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탄소섬유는 중량이 강철의 20%, 알루미늄의 70% 정도지만, 강도는 강철의 10배에 달할 정도여서 우주항공 및 자동차 산업 등에 활용될 차세대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