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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용선료 인하 협상이 끝을 향해 달리고 있다.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현대상선은 주요 해외 선주들과 협상 테이블에서 막바지 협상에 뛰고 있다. 일각서는 이르면 다음주 내 협상 결과가 나올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미 정부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정한 1차 데드라인(20일)을 넘어선 지는 오래. 금융당국은 "현대상선 협상 시안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여지를 줬지만 오는 31일부터 내달 1일까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사채권자 집회가 예정돼 채권단과 현대상선의 마음은 다급하다. 8000억원가량의 회사채가 대상이다.
현대상선 채권단이 금융회사가 아닌 일반 개인 투자자에게 채권 만기 연장 등의 동의를 얻어내려면 현대상선 회생 '가능성'을 '용선료 인하'로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현대상선은 개인 투자자들을 찾아가 일일이 설득하는 작업을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은행은 26일 저녁 보도자료를 내고 "현대상선 용선료 협상과 관련해 아직 합의에 이르진 않았지만 협상 상황이 진전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서울로 해외 선주사들을 초대했을 때도 거부했던 해외 선주들이 협상 테이블에 앉아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가 협상 전망을 밝히고 있다.
당초 사채권자 집회까지 용선료 조정협상을 마무리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금융위와 산은 측은 집회 이후에도 계속 용선료 협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용선료 인하폭은 목표치인 28.4%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채권단과 현대상선은 인하된 만큼의 용선료를 주식으로 출자전환하거나 지급 시점을 뒤로 늦춰달라고 제안한 상태다. 현재로서는 조정폭이 20~25%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용선료를 20%만 절감해도 용선료 협상은 성공이라고 평가된다.
특히 내달 2일 현대상선이 해운동맹 디얼라이언스 소속 몇몇 해운사들과 만남이 예정돼 있는 점도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에 버팀목이 돼 주고 있다.
제3글로벌 해운연합인 디얼라이언스에 한진해운은 가입했으나 현대상선이 제외되면서 자칫 내년부터 개편되는 해운연합에서 제외되는 것 아니냐는 부정적인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번 만남은 현대상선이 해양수산부에 요청, G6 얼라이언스가 정기적으로 열고 있는 해운사 회의를 서울서 개최한 것이다. 이 자리에서 현대상선은 사채권자 집회 과정 등을 설명한 뒤 적극적으로 디얼라이언스 가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
반면 현대상선과 같이 조건부 자율협약으로 용선료 협상을 진행중인 한진해운의 상황은 좋지 못하다.
캐나다 선사인 시스팬은 공개적으로 한진해운이 컨테이너선 3척의 용선료 1160만달러(137억원)를 연체중이라고 밝히며 용선료 인하에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어 독일 선박펀드인 KG펀드까지 부정적인 입장을 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4일에는 8만2158 DWT급 벌크선 한진패라딥호가 남아공에서 억류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외국 선주들이 용선료 연체가 계속되자 한진해운 소유의 선박을 담보로 잡은 것이다.
이밖에 몇몇 선주들은 현대상선 결과를 지켜본 뒤 논의하자고 해 협상 진행속도가 더딘모습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의 상황은 현대상선에 비해 좋지 못하다"면서 "용선료 협상도 문제지만 고금리 사채도 많아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