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지멘스 CEO, 원희룡 지사 스마트 비즈니스 구상에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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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해서 전기를 해결하고자 한다. 자동차의 100%를 전기자동차로 전환하는 새로운 스마트 비즈니스를 추진하고 있다.”
“제주의 에너지 비전은 대단히 설득력이 높다. 전 세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본다.”
- 지난달 27일, 11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 운희룡 제주도지사와 J. B. 스트라우벨 미 테슬라 모터스 CTO.‘카본프리 아일랜드 2030’ 비전을 목표로, ‘탄소 없는 스마트 비지니스’를 구현하려는 제주도의 미래 정책이 조금씩 방향을 잡아가는 모습이다.원희룡 지사는 지난달 27일 끝난 ‘제11회 평화와 변영을 위한 제주포럼’에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스마트’를 강조했다.특히 그는 제주포럼 마지막 날인 27일, 테슬러 모터스 CTO를 맡고 있는 J. B. 스트라우벨 과 대담하면서, ‘스마트 비즈니스’를 제주의 미래로 소개했다.원 지사는 이 자리에서 신재생에너지 발전 및 전기차 보급 확대를 스마트 비즈니스의 선결조건으로 설명했다. 원 지사의 구상에 스트라우벨 CTO는 “매우 설득력이 높다”고 답했다.올해 제주포럼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방한과 국내 정치적 상황이 맞물리면서, 비경제적 측면이 오히려 주목을 받았으나, 눈길을 산업 혹은 경제로 돌린다면 올해 포럼의 표제어는 ‘스마트 비즈니스’였다.포럼 마지막 날 글로벌 기업 지멘스와 테슬라 CEO는 약속이나 한 듯, ‘스마트’를 강조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두 거대 글로벌기업의 총수가 제주도의 미래 비전에 적극적인 관심을 나타냈다는 점이다.조 케저 지멘스 회장과 스트라우벨 테슬라 CTO는 원희룡 지사가 추진하는 ‘스마트 비즈니스’의 미래를 상당히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조 케저 회장은 “지멘스에도 제주의 카본프리 정책과 비슷한 프로그램이 있다. 제주도와 지멘스는 나아갈 방향, 해결해야 할 미션 등에 있어 공통점이 많다"고 친근감을 표시했다.스트라우벨 CTO는 한발 더 나아가, “제주는 세계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보여줄 수 있는 테스트베이스가 될 수 있다”며, 제주의 미래를 밝게 전망했다.스트라우벨 CTO는 테슬라 전기차의 국내 출시를 묻는 질문에, 원희룡 지사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인프라 구축이 먼저”라고 답해, 제주도가 테슬라 전기차의 지역 거점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원희룡 지사가 말하는 ‘스마트 비즈니스’는, 지능형 전력망 △‘스마트그리드’ △가상현실·증강현실 기술에 빅데이터 분석을 접목한 ‘스마트 관광’ △에너지 저장장치(ESS)와 결합한 신재생에너지 발전 △전기차 보급 확대 등이 유기적으로 묶인, 포괄적 개념이다.여기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스마트 관광, 에너지 저장장치(ESS), 전기차 보급 확대다.기존 전력망에 정보통신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그리드’는, 제주도 외에 창원시도 시범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그러나 스마트 관광, 풍력발전 연계형 ESS, 전기차 활성화는 미래 제주도를 상징하는 특화된 아이템이다.원 지사가 구상하고 있는 ‘스마트 관광’은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제주도는 KT의 투자를 받아, 2018년까지 도내 주요 관광지 등에 무료 와이파이 존 4,800여 곳을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이 사업이 끝나면 제주도의 공공 와이파이 존은 5,400여곳으로 크게 늘어난다.제주도는 공공 와이파이 존을 중심으로 ‘비콘(Beacon)’도 8,000여개 가량 설치할 계획이다. ‘비콘’은 스마트폰 근거리통신기술이 적용된 센서다. 반경 50∼70m 범위에 있는 사용자의 위치를 자동 식별할 수 있어, 메시지 전송, 모바일 결제 등의 기능을 지원한다.이 사업이 예정대로 마무리되면, 제주를 찾는 사람들은 도 전역에서 무료 무선 인터넷과 모바일 결제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공공 와이파이 존 및 비콘 설치 사업은 원희룡 지사가 구상한 ‘스마트 관광’의 전제 조건이나 다름이 없다.제주도는 KT의 도움을 받아 지리정보시스템(GIS) 기반의 스마트 관광 플랫폼도 개발할 예정이다.
도는 이를 통해 관광 관련 빅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고객의 ‘니즈’를 적극 반영한 맞춤형 관광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제주도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관광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시스템을 구축, 시범운영을 거쳐 내년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고 말했다.제주의 바람을 이용한 ‘풍력발전 연계형 에너지 저장장치(ESS, Energy Storage System)’ 사업은, 제주의 미래를 바꿀 핵심 아이템이다.제주도는 4월 6일, 서울 서초구 한국전력공사 아트센터에서 ㈜LG화학, ㈜현대중공업, ㈜포스코ICT, ㈜윈드시너지와 함께 ‘풍력발전 연계형 ESS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도는 협약을 맺은 대기업들이 참여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 내년부터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제주도는 이번 협약 체결로 풍력발전 연계형 ESS 개발 및 보급 사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원 지사는 이날 협약식에서 “제주는 ‘2030 탄소 없는 섬’을 실현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스마트그리드, 에너지저장장치 등 관련기술과 산업을 망라한 ‘그린빅뱅’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며, “안정적인 전력인프라 구축은 ‘그린빅뱅 전략’을 실현하기 위한 중요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풍력발전과 연계된 ESS 개발 및 보급이 목표대로 이뤄질 경우,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사업이 바로 ‘전기차’다.전기차 사업은 원희룡 지사가 구상하고 있는 ‘스마트 비즈니스’의 핵심이다. 원희룡 지사는 전국 시도지사 가운데 처음으로 전기차를 관용차로 사용하고 있다.원 지사 취임 이후 본격적으로 확대된 현재 제주의 전기차 보급률은, 국내를 넘어 전 세계에서도 최고 수준이다.지난해 말 기준으로 제주에는 2,366대의 전기차가 있다. 이는 전국 전기차 보급 대수의 40%를 차지하는 규모다.제주도 관계자는 “전국 전기차 보급 대수의 절반 규모인 4천대를 올해 도내에 보급할 것”이라고 말했다.실제 제주도를 가면 도로를 달리는 전기차를 쉽게 볼 수 있다.제주도 관계자는 제주의 전기차 보급률이 이처럼 높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테스트 베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 ▲정책결정권자의 확고한 의지 ▲‘바람’ 등 풍부한 신재생에너지 자원을 꼽았다.이 관계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를 구축한 경험도 전기차 보급 사업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제주도가 전기차의 요람이 된 배경에는, 풍부한 기반 시설도 빼놓을 수 없다.
전기차 활성화의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는, ‘짧은 주행거리’다.보통 전기차는 한번 충전으로 최소 90~190km, 평균 120km를 달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주행 중 충전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전기차 충전 방식은 크게 급속과 완속으로 나뉜다. 완속충전기는 전기차 이용자가 집에서 충전할 때 사용하는 장치로, 한번 충전하는데 보통 6시간이 걸린다.주행거리가 짧기 때문에 집에서 하는 완속충전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 경우 전기차의 ‘주유소’ 역할을 하는 곳이 급속충전소다. 급속충전소의 수는 전기차 활성화의 바로미터나 다름이 없다.제주도에는 급속-완속을 모두 포함해 모두 2,516기의 충전기가 설치돼 있다. 급속충전소의 수도 전국에서 가장 많다.제주도 관계자는 “올해에만 급속충전소를 200곳 이상 증설할 예정”이라고 했다.이 관계자는 “미국 전역에 설치된 충전소가 급속과 완속을 포함 모두 2만3천개 정도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제주도에 얼마나 많은 충전소가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제주도는 전기차 이용 편의를 높이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스마트 기술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도 관계자는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서 도내에 있는 급속 충전소의 예상 대기시간, 고장 상태, 충전소 위치 등을 실시간으로 알려 주는 서비스를 검토 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