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VC 공급과잉' 위기 불구, 에틸렌 생산 자회사 수익 힘입어 신용등급 '쑥'
  • ▲ 서울에 위치한 한화그룹 건물에 자리잡고 있는 한화케미칼.ⓒ뉴데일리
    ▲ 서울에 위치한 한화그룹 건물에 자리잡고 있는 한화케미칼.ⓒ뉴데일리


    한화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한화케미칼이 주력 제품인 폴리염화비닐(poly vinyl chloride·PVC) 공급과잉에도 불구하고 자회사의 역량으로 수익 확대를 달성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지역 PVC 공급과잉이 심각한 상황이지만 한화케미칼은 자회사인 여천NCC와 한화토탈 등의 실적 상승으로 신용 등급이 오히려 상향 조정됐다.

    한화케미칼은 최근 일본 신용평가사인 JCR(Japan Credit Rating agency)로부터 회사채 신용등급 'A-'를 받았다. 이는 기존의 'BBB+'에서 한 단계 상향 조정된 등급으로 한화케미칼이 2008년 JCR의 평가를 받기 시작한 이래 최고 등급이다.

    여천NCC와 한화토탈은 석유화학 제품 중 기초 원료에 속하는 에틸렌(ethylene)을 가장 많이 생산하고 있는 회사로 가격 하락이 확실시 됐던 에틸렌이 예상 밖으로 선전하며 한화케미칼의 수익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국내 에틸렌 생산은 연간 864만t인데 이 중 35.7%에 달하는 300만t을 한화케미칼이 상당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여천NCC(연산 191만t)와 한화토탈(연산 109만t)이 책임지고 있다.

    에틸렌은 200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양산된 미국의 셰일가스(shale gas)의 영향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을 지배했다.

    원유(crude oil)를 정제해 얻은 나프타(naphtha)로 에틸렌을 생산하던 유럽과 아시아의 석유화학 업체들은 생산 즉시 에틸렌 생산의 원료가 되는 셰일가스와의 가격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해 가스로는 생산할 수 없는 또 다른 석유화학 기초 원료인 프로필렌(propylene) 생산에 집중했다.

    2014년 하반기부터 급락한 원유 가격으로 생산 비용이 원유 보다 높은 일부 셰일 광구를 중심으로 셰일가스의 생산량이 줄어들기 시작했고 에틸렌의 일정한 수요에 비해 줄어든 공급으로 가격이 상향 조정되기 시작했다.

    각각 연간 220만t의 에틸렌을 생산하는 LG화학과 롯데케미칼도 여천NCC, 한화토탈 등과 함께 2015년부터 올해까지 양호한 실적을 내고 있다.

    JCR의 신용평가 등급 상향 조정은 한화케미칼이 일본 자본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것에서 의미가 있다. 현재 일본은 마이너스 금리로 국내 보다 낮은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어 금융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JCR은 글로벌 신용평가 기관으로 아시아, 중동, 유럽, 오세아니아 등에서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미국 증권선물위원회의 공인 신용평가기관으로 등록돼 있다.

    한화케미칼은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자본시장 진출에서 필수적인 세계 3대 신용 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무디스(Moody’s), 피치(Fitch)의 신용등급 평가도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