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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의 경영권 다툼을 결정짓는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총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종업원지주회는 개별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5명의 이사회 구성원들이 합의를 거쳐 한 목소리를 내기 때문에 이탈 표가 나올 수 없는 구조다.
특히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는 쓰쿠다 다카유키 이사장이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고 있어 세 번째 표대결도 신 회장의 승리가 유력한 상황이다. 그나마 검찰 수사로 사상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는 롯데그룹 국내 사정이 변수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오는 25일 오전 9시 일본에서 열리는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서 경영권 방어의 키를 쥐고 있는 종업원지주회가 신동빈 회장에게 등을 돌릴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구조는 광윤사 28.1%, 종업원지주회 27.8%, 5개 관계사 20.1%, 임원지주회 6%, 투자회사 LSI 10.7%, 가족 7.1%, 롯데재단 0.2% 등으로 분산돼 있다.
동생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홀딩스 1.4%와 광윤사 지분은 38.8%를 갖고 있다.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은 1.6%의 롯데홀딩스 지분과 광윤사 지분 50%+1주를 갖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사실상 개인 지분과 광윤사 지분이 본인의 우호 지분(29.7%)이다.
반면 신 회장은 광윤사 이외의 지분이 우호 지분으로 경영권 다툼에서 이길 수 있었다. 그나마 종업원지주회가 변수로 여겨졌다.
종업원지주회는 과장급 이상 직원 130여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사회는 쓰쿠다 다카유키 이사장을 비롯해 부이사장 1명, 이사 2명, 감사 1명 등 총 5명으로 이뤄져 있다.
하지만 의결권은 이들 5명이 논의 거쳐 종업원지주회 전체의 이름으로 행사하게 된다. 즉, 이사장인 쓰쿠다 다카유키가 대표로서 위임받은 의결권을 행사한다. 때문에 이탈 표가 생길 수 없는 구조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개별접촉을 통해서 종업원지주회 마음을 돌려 놓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특히 쓰쿠다 다카유키 롯데홀딩스 사장은 신동빈 회장을 여전히 지지하고 있어 이변이 없을 것이란 게 롯데그룹 측 설명이다.
앞서 지난 15일(한국 시각) 신동빈 회장은 미국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에서 열린 롯데케미칼-미국 액시올 합작법인의 에탄 크래커(분해) 공장 기공식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주총 결과에 대해 전혀 걱정하고 있지 않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미 두 차례 표대결에서 패배했던 신 전 부회장이 최근 검찰 수사로 위기를 맞고 있는 신동빈 회장을 압박하며 반전을 노리고 있다.
한편, 신동빈 회장은 주총 직후 바로 귀국하지 않고 검찰 수사 대응책 및 향후 경영계획 등을 더 준비한 뒤 귀국할 전망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유동적이기는 하지만, 현재로써는 주총 이후에 조금 더 시간을 보낸 뒤 귀국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