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브렉시트 현실화에 유로스톡스50지수 8.6% 급락…3000선 붕괴H지수 넘어 국내 ELS 발행금액 1위 지수…추가하락 불가피 전망도증권가 "이미 H지수에 물린 종목 많아…2490 하회해야 진짜 위험"
  •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Brexit) 후폭풍이 ELS시장으로 번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불어닥친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H지수) 급락으로 한차례 공포감이 휩쓸었던 ELS시장은 H지수의 대안으로 부상했던 유로스톡스50지수 마저 브렉시트 현실화로 급락하면서 다시 원금손실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


    다만 이미 H지수의 녹인이벤트가 시장을 한차례 휩쓸고 갔고, H지수와 유로스톡스50지수가 동시에 기초자산으로 물려있는 ELS가 많아 유로스톡스50 지수의 급락 자체만으로 녹인 공포를 논할 필요는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6월 부터 브렉시트가 현실화됐던 지난 24일 까지 발행된 유로스톡스50(공모) 발행금액은 9547억원 수준이다.


    5월과 4월에는 각각 1조4692억원과 1조2962억원이, 특히 3월에는 2조354억원 등 꾸준한 발행추세를 이어오며 지난 24일 기준으로 국내에 유로스톡스50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공모형 ELS는 총 29조8890억원에 달한다.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ELS보다 약 5조원 많은 규모로 H지수의 ELS발행을 금융당국이 제한하면서 유로스톡스50이 ELS 기초자산 발행 순위 1위로 올라선 것.


    문제는 3월부터 브렉시트가 현실화되기 직전까지 3000선을 유지했던 지수가 브렉시트 결정과 동시에 2770선까지 급락했다는 점이다.


    결국 유로스톡스50지수의 급락으로 이를 기초자산으로 한 상당수 ELS 상품이 녹인(Knok-in·원금손실)구간에 진입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로스톡스50 지수는 지난 2013년 7월 기초자산으로 다시 등장한 이후 ECB의 양적완화 정책 등으로 유럽증시가 선전하면서 주요 기초자산으로 빠르게 자리잡았다.


    H지수 만큼 지수 변동성이 높지만 선진국 지수라는 점에서 안정성에 대한 부분도 각광을 받았다.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12개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 가운데 50개 우량 기업을 선정해 만든 이 지수는 17개 업종으로 구성되는데, 브렉시트의 영향을 크게 받는 종목으로 거론되는 은행주 비중이 15%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높은 편이다.


    결국 예상치 못했던 브렉시트로 유럽증시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유로스톡스50지수는 지난 24일 8.62% 급락한 2776.09로 마감했다.


    여기에 브렉시트 후유증이 이어지면서 추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브렉시트는 거의 가능성이 없어 보이지만 막상 발생하면 큰 파문을 낳는 '블랙스완'의 출현과 같다"며 "대부분이 예상치 못했던 브렉시트가 현실화돼 글로벌 투자심리는 한동안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역시 유로스톡스50 지수의 움직임과 이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발행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브렉시트는 예상외 결과로 금융시장에 충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며 "유로스톡스50을 기초자산으로 한 ELS 동향을 살피면서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ELS에서 유로스톡스50은 H지수 등과 함께 기초자산으로 쓰인 경우가 많아 다른 지수 동향도 살펴야 한다"며 "이번 주 부터 주요 지수 움직임을 모니터링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 ⓒ한국예탁결제원, 교보증권
    ▲ ⓒ한국예탁결제원, 교보증권


    다만 다만 유로스톡스50 지수의 급락 자체로 투자자들의 대규모 손실을 우려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이다.


    또 기초자산이 2개 이상인 ELS가 대다수인 상황에서 이미 급락한 H지수가 물려있는 ELS가 많아 이번 유로스톡스50의 급락 만으로는 시장 손실이 막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5월말 기준 유로스톡스 지수의 미상환 잔고는 공모와 사모를 포함해 약 42조7000억원인데, H지수 잔액 중 82.6%, 유로스톡스50 잔액 중 71.6%가 상대 지수를 동시에 활용하고 있다.


    결국 미상환 유로스톡스50관련 ELS의 70%는 H지수 하락으로 인해 녹인 이벤트에 이미 노출됐거나 조기상환이 이연됐다는 뜻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 ▲ ⓒ한국예탁결제원, 교보증권
    ▲ ⓒ한국예탁결제원, 교보증권


    유로스톡스50 미상환 잔고의 예상 기준가별 발행금액 현황을 확인한 결과 절반 가량이 3600~3800 구간에서 발행됐고, 공무 기준 미상환 ELS의 녹인 레벨이 50~60%에 가장 많이 분포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수가 2490포인트를 하회해야 본격적인 녹인 이벤트가 발행한다는 것.


    증권사 한 연구원은 "대부분 H지수 급락으로 인해 녹인구간에 이미 진입했음을 감안하면 유로스톡스50으로 인한 추가 녹인 발생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