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추석 연휴로 분양 일정 앞당기는 건설사 상당수
  • ▲ 개포주공 한 단지 모습.ⓒ뉴데일리
    ▲ 개포주공 한 단지 모습.ⓒ뉴데일리


    "대출보증 규제는 어차피 강남 재건축이 타깃이잖아요. 규제에 제한받는 사업지가 없어 분양성적에 크게 영향은 받지 않을 겁니다." <A건설 관계자>

    건설사들이 장마와 무더위로 비수기라 불리는 여름 분양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정부가 중도금 집단대출 보증 규제에 나서면서 서울 강남 재건축시장이 주춤해진 상황이지만 건설사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전국에서 아파트 3만9317가구가 새롭게 등장한다. 특히 여름분양을 준비하는 물량 대다수가 △향동지구 △동탄2신도시 △다산신도시 등에 포진돼 있다.

    택지지구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는 동시에 기존 재건축·재개발 단지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건설사들이 중도금 집단대출 보증 규제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는 과도한 분양가 상승을 제한하기 위해 중도금 집단대출 보증 규제를 내놨다. 이달부터 분양주택에 대한 1인당 보증건수를 2건으로 제한하고, 1인당 보증한도를 수도권·광역시 6억원, 지방 3억원 이하로 규정했다. 또 분양가격 9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은 중도금 대출보증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실제 대출규제로 강남권 기존 주택 집값은 주춤해 졌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6월 마지막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18% 올라 전 주(0.19%)와 비슷한 오름폭을 유지했다. 그러나 재건축시장은 0.36%의 변동률로 상승폭이 한 주 전(0.52%)에 비해 0.16%포인트 감소했다. 매수자들은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일단 지켜보자는 쪽으로 돌아선 모습이다. 

    대출규제를 피하고자 지난달 분양승인을 신청한 개포주공3단지(디에이치 아너힐스)는 발목을 잡혔다. 서류 미비로 승인이 보류된 것이다. 이 단지는 일반 아파트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예상됐다. 일부 강남권 분위기가 가라앉고 있어 분양연기가 될 것이란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일단 현대건설 측은 이달 분양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정부가 제시한 분양가 가이드라인 '9억원' 규제를 받는 지역은 제한적이다. 강남권으로 몰렸던 자금이 상대적으로 규제를 받지 않는 지역으로 몰릴 가능성이 커졌다. 건설사 입장에서도 여름시장에 상품을 내놓지 못하면 10월 이후로 연기해야 한다. 9월 추석 연휴가 잡혀 있어 분양일정을 잡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은 여름 시장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강남 재건축 시장에 영향을 받았던 투자자금이 집값 상승 가능성이 높은 택지지구로 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보증횟수 2회 제한으로 투기수요가 빠져나간다면 실수요자 부담이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투자자들이 형성시킨 웃돈이 빠지면서 실수요자들은 분양가와 비슷한 금액으로 내집마련에 나설 수 있어서다. 즉 이번 여름 분양시장도 좋은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전매제한이 위축되면 단기투자자 유입이 줄어들 것"이라며 "실수요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선 부동산 분위기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단기 투자목적 분양권을 확보한 투자자 입장에선 보증횟수 제한으로 분양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번 대출규제도 단기투자 유입을 제한해 분양시장을 안정화하겠다는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분양시장 호황을 위해선 투자자 유입은 필요한 부분"이라며 "실수요자만으로는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끌고 가긴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