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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송도국제도시의 올해 첫 분양이 미달됐다. 과잉공급 우려 등으로 시세가 떨어지고 있던 상황이라 작년 말 한파가 몰아쳤던 동탄2신도시 분양시장과 같은 사태가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18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5일까지 진행된 '인천송도 SK VIEW' 청약접수 결과 일부 타입이 모집인원 수를 채우지 못 하면서 일반분양 물량의 13%가량인 273가구가 미달됐다. 단지 전체 평균 청약경쟁률 역시 1.63대 1에 그치면서 작년 송도에 공급된 3개 단지의 평균 청약경쟁률(2.93대 1)을 밑돌았다.
SK건설 측은 "송도 분양시장의 경우 청약통장을 쓰기 보다는 선착순 계약을 노리는 수요가 많다. 실제 청약기간 이후에도 견본주택 내방객들도 많고, 문의전화도 끊이지 않고 있다"며 "또 전용 84㎡를 기준으로 보면 앞서 공급된 '더샵 센트럴시티(작년 7월 분양)'나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작년 10월 분양)'보다 많은 청약인원이 몰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뿐만 아니라 GTX 등 예정된 개발호재들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완판까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현재 송도에서 지역주택조합사업 두 건이 진행 중인 만큼 분양일정 선정이 패착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송도에는 '송도 센토피아 더샵(3100가구)'과 '두산위브 센트럴 송도(1770가구)'가 조합원을 모집하고 있지만 주택공급 과잉우려 등으로 목표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다가 주택공급 과잉 우려로 대형건설사들이 줄줄이 연기되고 있는 상황이라 분양일정 선정에 좀 더 신중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역주택조합사업 특성상 리스크가 큰 탓인지 모르겠지만, 대형건설사를 시공예정사로 내세웠음에도 모집이 더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뿐만 아니라 하반기 예정돼 있던 대형건설사들의 신규분양 물량 역시 시기를 못 잡고 있는 상황에서 SK건설이 2000가구가 넘는 대단지를 공급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게다가 일각에서는 송도 부동산시장 자체가 하향세를 그리고 있는 만큼 이번 분양을 계기로 작년 말 동탄2신도시가 겪었던 한파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로 최근 송도 집값이 주춤하고 있다. 부동산114 시세 조사를 보면 송도동 매매가는 6월 말 기준 ㎡당 385만원으로, 작년 6월 말(378만원)에 비해 1.81% 오르는데 그쳤다. 이 기간 연수구는 4.63%(288만→302만원), 인천은 3.92%(245만→255만원) 상승했다.
실거래가 역시 내리막을 걷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집계 자료를 보면 '글로벌 캠퍼스 푸르지오' 전용 101.98㎡(32층)의 경우 6월(5억5000만원)에 비해 5164만원 하락한 4억9836만원에 최근 거래됐으며 134.96㎡(26층)는 작년 12월(6억8072만원)보다 2962만원 적은 6억5110만원에 이달 계약이 체결됐다.
이 관계자는 "신안과 부영의 분양 흥행 실패 여파로 동탄2신도시 분양시장이 최근까지 냉각됐었다"며 "이미 주택공급 과잉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송도 역시 이 같은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작년 말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의 경우 11월 공급된 '동탄2신도시 신안인스빌 리베라 3·4차'가 980가구 모집에 2가구만 계약되면서 사업 자체를 취소하는 사례가 있었다. 또 이에 앞서 7월에는 부영이 선보인 '동탄2 사랑으로 부영'은 부진한 계약률에 올해 초 약 2000만~3000만원의 분양가를 할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