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순이익 4.9조원, 전년比 14% 증가 추정카드론 금리 평균 연 14.83%, 레고랜드 사태 수준 육박서민 부담 가중에도 예금금리차로 실적 올린다 비판 커
  • ▲ 서울의 한 시중은행 주택자금대출 창구 모습 ⓒ연합뉴스
    ▲ 서울의 한 시중은행 주택자금대출 창구 모습 ⓒ연합뉴스
    고물가와 경기 둔화로 서민 경제가 휘청이는 가운데, 금융사들이 가계대출 금리는 높이고 예금금리는 낮추며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의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단은 지난 17일 기준 3.36%로, 시중금리 인하 이후 주담대 금리가 0.1%p 내렸다.

    반면 예금금리는 최고 금리를 기준으로 0.3%p 이상 떨어지며, 대출금리 인하폭의 3배쯤을 보였다.

    지난해 10월과 11월 두 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가 인하됐음에도,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는 지난해 8월 이후 계속 벌어지기 시작했다.

    지난 2월에는 차이가 1.38%p까지 벌어지며, 2022년 8월 이후 최대 격차를 나타냈다. 가계대출이 급증하며 부채 관리를 이유로 대출금리가 유지되자, 예금금리를 낮춰 예대마진으로 이익을 확대했다는 지적이다.

    작년 10대 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은 23조8478억원으로 전년 대비 10.8% 증가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에 반해 자산 건전성을 뜻하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90%로 전년 대비 0.18%p 올랐고,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50.6%에서 122.7%로 크게 하락했다.

    연체율과 잠재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음에도 수익 확대에 집중하는 모습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올 1분기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4% 증가한 4조885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금리 고공행진은 카드사들도 마찬가지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 등 9개 카드사의 3월 카드론 금리 평균은 연 14.83%로, 레고랜드 사태 당시인 2022년 12월(14.84%)에 근접했다.

    신용점수 700점 이하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17.66%로, 작년보다 0.32%p 상승했다.

    카드사들은 연체율 증가와 대손비용 부담을 이유로 금리 인하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는 내렸지만 실수요자 체감 금리는 거의 줄지 않았고, 오히려 카드론 등 서민 금융의 이자 부담은 커지고 있다”며 “금융당국이 형식적인 가계부채 관리 대신 실질적인 이자 경감 유도책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