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실험실 누출' 언급한 '코로나의 기원' 홈페이지 공개"미중 간 신뢰 회복의 악재로 작용" 의견도시진핑, 공식대응 자제 속 협상 장기전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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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악관에서 공개한 '코로나의 기원' 홈페이지에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중국 실험실에서 만들어졌다는 의미를 담아 'Lab Leak(실험실 누출)'이라고 쓰여있다. ⓒ백악관 홈페이지 캡쳐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기원 문제를 다시 꺼내 들며 중국을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다. 해운·항만 통제 강화에 이어 코로나19 바이러스 발원 책임론까지 본격화되면서, 미중 갈등이 다시 고조되는 양상이다.20일 미국 뉴욕타임즈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 실험실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주장을 담은 공식 홈페이지를 공개했다.백악관에서 공개한 '코로나의 기원' 홈페이지에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중국 실험실에서 만들어졌다는 의미를 담아 'Lab Leak(실험실 누출)'이라고 쓰여있다.백악관은 2020년 코로나19를 일으킨 바이러스가 야생동물에서 인간으로 옮긴 것이 아니고 중국의 우한 바이러스연구소(WIV)에서 비롯된 것이라 주장한 바 있다.WIV는 바이러스의 돌연변이를 연구하는 기관으로, 소속 연구자들이 2019년 가을부터 코로나19와 유사한 바이러스에 감염돼 질병을 앓았다는 주장도 했다. 이는 지난해 공화당 주도로 연방 하원 감독위원회가 발표한 보고서 내용과 일치한다.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주요 항만에 대한 외국기업 통제권 제한 방침도 내놨다. 특히 중국 국유 해운사인 COSCO가 미국 항만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에 대해 "외국이 미국 항만을 통제하게 두지 않겠다"고 경고했다.미국 정부는 최근 관련 행정명령을 통해 항만 운영권 심사 강화를 예고한 상태다. 해운·물류부터 공공보건까지 대중(對中) 견제가 다각도로 확대되는 셈이다.반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공식 대응을 자제하며 이른바 '만만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중국도 미국의 관세공격에 발맞춰 125%의 맞불관세를 도입하며 희토류 수출 제한, 미국산 액화가스(LNG) 구매 중단 등 준비된 카드를 꺼내들며 사실상 장기전에 돌입했다.중국 관영매체와 학계는 "미국은 자국 내 방역 실패 책임을 외부로 돌리고 있다"며 방어 논리를 강화하고 있지만, 미국 의회와 정치권에서는 코로나19와 관련된 정보 공개 요구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다만 시진핑 주석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한 트럼프 정부의 노력이 오히려 신뢰 회복의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외교 소식통은 "중국 내에서 코로나19 기원문제는 무역 갈등보다 감정적이고 정치적인 사안"이라며 "미중 간 신뢰 회복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실제 2020년 초 중국 우한에서 확산한 코로나19에 대해 중국 정부는 자국민들에게 '해외 유입설'을 주장하면서 코로나19 기원 조사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호주에 대해서는 석탄, 소고기, 와인 등의 수입을 금지하는 등 강력한 보복책을 동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