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끼워팔기 논란에 자진시정 의사 공정위 전달유튜브 뮤직 결합 제외한 신규 요금제 출시 예상국내 음원 플랫폼 중심 시장 재편 기대
  • ▲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실시한 '2024 음악 이용자 조사'에서 유튜브 뮤직 이용행태를 조사한 내용 ⓒ한국콘텐츠진흥원
    ▲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실시한 '2024 음악 이용자 조사'에서 유튜브 뮤직 이용행태를 조사한 내용 ⓒ한국콘텐츠진흥원
    유튜브 프리미엄에 포함돼 국내 음원 생태계 메기로 군림했던 유튜브 뮤직이 '끼워팔기'를 중단할 전망이다. 벼랑끝으로 몰린 국내 음원 플랫폼 시장에 다시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유튜브 프리미엄 요금제와 관련한 동의의결 절차를 협의 중이다. 

    동의의결은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받는 기업이 자발적 시정 방안을 제출하면 제재 없이 심의 절차를 조기 마감하는 제도다.

    공정위는 유튜브 뮤직의 음원 시장 장악이 동영상 시장 지배력을 남용한 것으로 파악하고 제재를 검토해 왔다. 구글이 국내에서 동영상 광고 차단만 가능한 별도 요금제를 운영하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유튜브 뮤직이 급격히 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던 이유가 동영상 요금제에 ‘끼워팔기’ 효과라고 본 것이다.

    구글은 2019년부터 광고없이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유튜브 프리미엄 요금제(월 1만4900원)에 가입하면 유튜브 뮤직을 무료로 제공해 왔다.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당시 60만명 수준이었던 월 이용자 수는 2022년 10월 처음으로 459만명을 기록하며 국내 1위 사업자 멜론을 넘어섰다. 이후에도 유튜브 뮤직 월 이용자 수는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올해 2월 기준 724만명을 기록 중이다.

    유튜브 뮤직이 음원 시장을 잠식한 사이 국내 음원 플랫폼은 시장에서 영향력이 점점 축소되며 생존 위협에 직면했다. 유튜브 뮤직이 1위 자리에 오른 2023년 이후 2년여간 사업자에 따라 20%에서 많게는 50%까지 이용자 수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된다. 국내 1위 업체인 멜론을 제외하면 지니뮤직과 플로, 바이브와 벅스 등 대부분의 음원 업체가 사실상 적자 상태에 놓였다.

    국내 음원 사업자들은 유튜브 뮤직이 별도로 분리되면 반사이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음원 플랫폼의 평균 월 구독 가격은 7000원대로, 유튜브 뮤직 프리미엄(1만1900원)보다 저렴하기 때문이다. 공정위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용자 대부분은 끼워팔기가 없다면 유튜브 뮤직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응답했다는 부분도 긍정적인 요소다.

    구글의 자발적 시정안은 음원 서비스를 제외한 별도 프리미엄 요금제를 출시하는 방안이 될 가능성이 높다. 구글은 동영상 광고 차단 기능만 갖춘 요금제를 해외에서는 운영해 왔다. 해당 요금제는 현재 미국과 인도, 유럽 등지에서 판매 중으로 유튜브 프리미엄 요금제 대비 약 40% 저렴하다.

    국내 음원 사업자들은 구글의 자진시정 결과를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앞서 공정위는 2023년부터 구글코리아에 대한 현장 조사를 진행하고 제재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도 발송했지만, 이후 8개월여만에 동의의결 절차로 가닥이 잡혔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라도 불공정 행위를 중단하는 부분은 다행이지만 시정 조치에 따른 요금제 변화를 지켜봐야 한다”며 “당장 이용자 수의 급격한 변화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내 음원 플랫폼을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