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선료 가닥 잡히면 정상화 빨라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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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의 결단을 요구하는 채권단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한진해운을 회생시키려면 고통스럽더라도 조 회장이 결단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 회장의 그룹의 3대 축 중의 하나인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가는 걸 두고 볼거라곤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이동걸 산은 회장은 20일 열리는 산은 직원 대상 경영 설명회에서도 이같은 자구안을 촉구하는 원칙론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한진해운은 내달 초 조건부 자율협약이 마감된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자율협약의 마감시한을 한 달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 중에 있다.한진해운이 회생을 위해서는 늦어도 9월 초까지 △용선료 인하 협상 △대주주 사재 출연이 마무리 돼야 한다. 현재 한진해운의 부족자금은 1조원 규모로 알려져 있다.채권단이 '동일 원칙'을 내세우고 있는 현대상선의 경우도 한 달 간 자율협약을 연장해줬다.배를 빌리는 값인 용선료 인하 협상이 막바지에 돌입하면서 이에 대한 세부 협의 내용을 잘 마무리 할 수 있도록 물리적인 시간을 더 안기는 셈이다.한진해운은 지난 5월 4일 채권단과 조건부 자율협약을 맺었다. 이날부로 채권 원금과 이자가 3개월 간 유예됐고 즉각 해외 선주들과 용선료 협상에 돌입했다.한진해운이 협상을 벌이는 용선주는 9개국 22개사나 된다. 선박수는 컨테이너선 47척, 벌크선 13척 등 총 60척이다. 한진해운은 현재 용선료 30% 인하를 목표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한진해운이 30% 용선료 조정에 성공할 때는 약 3년 반동안 7500억원의 비용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채권단은 현재 한진해운에 추가자금 지원은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한진해운은 채권단에 부족자금 1조원 중에 6천억원을 마련할테니 4천억원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업계에서는 한진해운이 용선료 협상에만 성공한다면 현대상선보다 정상화에 수월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무엇보다 조건부 자율협약의 전제조건이던 '해운동맹' 얼라이언스에 이미 가입돼 있기 때문이다. 한진해운은 지난 5월 디얼라이언스(THE alliance) 창립멤버로 이름을 올렸다.일각에서는 용선료 조정이 마무리 되면 조양호 한진해운 회장 역시 한진해운에 자금을 지원하기 수월할 것으로 보고 있다.한진그룹의 경우, 이미 모회사인 대한항공 등을 통해 1조원 이상의 자금을 쏟았으나 용선료 협상 결과에 따라 법정관리 가능성이 있어 추가 자금을 투입하는 데 리스크가 컸기 때문이다.채권단은 내주 중으로 한진해운의 조건부 자율협약 한 달 연장을 확정짓고 용선료 협상 결과를 예의주시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