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리스크 해소한 현대엘리베이터, 2분기 사상 최대 실적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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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존을 위해 몸집을 확 줄인 현대그룹이 현대엘리베이터를 중심으로 재도약을 꿈꾼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그룹은 대북 관계 악화로 대북사업이 중단된 상황에서 그룹의 핵심이던 현대상선 마저 채권단에 내주면서 이제 총자산 2조원대의 중견기업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 22일 출자전환을 끝으로 현대상선은 현대그룹 품에서 완전히 분리됐다. 이에 따라 현대그룹에 남은 계열사는 모두 10개 가량으로 줄었다. 그 중 현대엘리베이터를 중심으로 현대유엔아이, 현대아산 등이 남아 있을 뿐이다. 

     

    ◇구조조정 마무리 현대상선, 산업은행 품으로


    채권단의 조건부 자율협약 상태에 들어갔던 현대상선은 지난 15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출자전환의 전제조건인 대주주 감자의 건을 99.9%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출자전환은 지난 22일 완료됐고, 주말이 지난 뒤 현대상선의 대주주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으로 변경됐다.

     


    현대상선은 지난 1976년 아세아상선이라는 이름으로 출범해 한때 세계 8위 해운선사로 활약했지만 이후 외환위기와 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겹치고 해운업 불황이 이어지면서 결국 채권단 손에 넘어가게 됐다.

     


    현대그룹은 2013년 현대상선의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3조3000억원 규모의 1차 자구안을 마련했다. 현대로지스틱스를 비롯해 자산을 잇따라 매각했지만 현대상선의 위기는 해소되지 않았다.

     


    현정은 회장도 현대상선에 대한 애착을 보여줬다. 자칫 그룹 전체가 뿌리째 흔들릴 수 도 있는 시점에서 지난 2월 현 회장은 300억원 사재 출연을 포함한 2차 자구계획을 발표하며 회생을 향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한 때 법정관리 직전까지 내몰렸던 현대상선은 그룹 자체의 자구안 마련으로 용선료 협상, 채무재조정, 해운동맹 가입까지 완료하면서 가까스로 회생했다. 하지만 현대상선을 살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현대상선은 살아났지만 결국 그룹에서는 완전히 분리됐다.

     


    ◇상선 털어낸 현대엘리베이터 그룹서 '알짜'로 통할까

     


    현대상선의 분리로 현대그룹의 규모는 대폭 축소됐다. 몸집이 작아지면서 대기업집단에서도 빠졌다.

     


    크기는 대폭 줄었지만 수익 구조는 탄탄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현대그룹의 남은 계열사는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아산, 현대유엔아이 등 10여개다. 이 중 가장 큰 계열사는 현대엘리베이터로 국내 업계 1위에 올라 '알짜회사'로 통한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4487억원, 영업이익 1565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그룹 내에서도 영업이익률이 10%를 넘으면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국내 점유율 뿐만 아니라 해외사업 비중마저 꾸준히 늘어나면서 향후 더 성장할 것이라는게 관련업계 관측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엘리베이터가 동남아를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이상우 연구원은 "그동안 현대상선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현대엘리베이터가 떠맡으면서 지원 부담이 컸다"며 "현대엘리베이터가 동남아를 중심으로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베트남에서 매출 증가세가 확인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발목을 잡았던 현대상선 마저 떨어져 나가면서 현대엘리베이터는 2분기에도 사상 최대의 실적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현대그룹 측은 현대엘리베이터를 중심으로 내실을 기한다는 전략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구조조정을) 정리한 상태라 몸집은 더욱 가벼워졌다. 이제 남은건 엘리베이터"라며 "현대 전통성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탄탄한 엘리베이터를 중심으로 재도약의 기회를 엿볼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