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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권 거품이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올 상반기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아파트를 구입할 때 분양권으로 매입할 때가 일반 보다 평균 7599만원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 아파트 분양권 거래가격은 3억3440만원으로, 일반 매매 2억5841만원을 크게 웃돌았다.
가격격차 원인은 분양시장 과열현상으로 인한 분양가 상승과 분양권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수요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도별로 살펴보면 분양권 부담이 가장 큰 곳은 서울로 드러났다. 서울의 분양권 평균 가격은 6억7105만원으로, 일반 5억734만원 보다 1억6371만원 비싸게 거래됐다.
뒤 이어 △인천 1억4104만원 △경북 1억3053만원 △충남 1억1473만원 △부산 1억1154만원 △충북 1억759만원 △강원 1억569만원 △경기 1억334만원 순으로, 7개 지역 분양권 평균 매매가격이 일반 보다 1억원 이상 높았다.
이 밖에 세종과 경남 또한 각각 9884만원·9880만원으로 1억원에 근접한 가격격차를 보였다.
반면, 가격격차가 가장 낮은 곳은 대구로 조사됐다. 대구의 분양권 평균 가격은 2억7247만원으로, 일반과 6312만원 차이 났다. 지난해까지 아파트 가격상승률 1위였던 대구지만 입주물량이 2배 이상 급증하면서 거품이 사라진 셈이다.
분양권 평균 거래가격이 가장 높은 상위 10위 중 7곳은 서울 자치구였다. 1위는 13억6235만원을 기록한 '서울 서초구'가 차지했다. 이는 서울 평균인 6억7105만원 보다 2배 이상 비싼 가격이며, 일반아파트 평균인 10억1487만원 보다 3억4749만원을 더 지불해야 된다.
10위 중 서울을 제외한 지역은 △5위 과천시 7억9868만원 △8위 성남시 7억4501만원 △9위 해운대구 7억1904만원이었다. 이들 지역이 분양권 평균가를 끌어올릴 수 있었던 것은 분양 당시 고분양가 논란이 됐던 고가아파트 거래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고가분양권 거래사례로는 성남 판교신도시 알파리움을 비롯해 위례신도시 위례자이,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엘시티더샵, 부산마린시티자이 등이 있다.
서울은 강남 재건축아파트 매매가 상승으로 분양권 평균가격이 2010년 하반기 이후 처음으로 5억원대에 재 진입했다. 강남 분양권 평균 거래가격이 처음 5억원을 넘긴 시점은 2009년 상반기로, 역대 최고가인 5억1868만원을 기록했다.
그 뒤 2010년 하반기 5억316만원으로 재 진입했지만 시장 침체기가 길어지면서 올 상반기 돼서야 다시 5억원을 넘길 수 있었다.
서울 25개구 가운데 7곳은 2006년 이후 처음으로 최고가를 기록했다. 특히 서초구와 강남구는 각각 10억1487만원·10억679만원으로, 평균 매매거래 가격이 10억원을 돌파했다.
나머지 5개구는 △용산구 9억5227만원 △성동구 5억5786만원 △동작구 5억2616만원 △동대문구 4억197만원 △서대문구 4억101만원 순으로 집계됐다.
분양권 매입이 일반 아파트보다 가격부담이 큰데도 불구하고 거래량이 늘어나는 이유는 집단대출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기존 아파트는 대출심사강화로 소득제한과 원금상환 도래기간이 단축된 가운데 2013년부터 수도권 아파트가격도 오르면서 매입부담이 상당히 커졌다.
하지만 분양권은 집단대출규제를 받지 않을뿐더러 종전 계약자로부터 대출승계를 받기 때문에 초기매입 가격부담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중도금과 잔금은 입주 시 대출상환하거나 주택담보대출로 전환하면 그만이다.
즉, 매수자는 집단대출 대상이 아닌 계약금과 웃돈만 부담하면 분양권을 취득할 수 있는 셈이다.
이미윤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인기신도시 경우 분양권 가격상승과 거래량 증가가 지속될 것"이라며 "실제 전국 아파트 분양권 전매거래량은 지난 5월 1만3529건에서 6월 1만7814건으로 31%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기존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락한 지방은 분양권시장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매입시기를 조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