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신용리스크 증가에 대비…“RBC 큰 폭으로 올린 건 선제적 대응”계정 재분류와 채권평가익 확대로 상반기 RBC 221%…1분기 대비 41.1% 올라

  • 현대해상이 계속되는 저금리 기조와 희망퇴직금 지급에도 불구하고 어닝서프라이즈와 RBC(지급여력비율) 개선을 동시에 이뤘다. 재무제표 계정 재분류와 손해율 개선으로 RBC(지급여력비율)와 순이익이 개선된 덕분이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올 상반기 순이익 1989억원, 매출액 6조239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순이익은 29.1%(449억원), 매출액은 5.2% (3060억원) 증가하는 등 상반기 깜짝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현대해상의 희망퇴직 비용(150억원) 집행을 포함한 수치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손해율 개선이 실적에 큰 도움이 됐다"며 "상반기 동안 일반보험, 자동차보험 등 전 종목의 손해율 개선이 순이익 증가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김고은 메리츠종금 연구원도 "적극적인 보험심사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6.3%포인트 개선됐다"며 "이는 2012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현대해상은 재무제표 계정 재분류와 장기금리 급락에 따른 채권평가익 확대로 RBC 비율을 1분기 대비 41.1% 올린 221.5%를 기록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계정 재분류로 기타포괄손익은 5월 4242억원에서 6월 1조1000원으로 크게 증가했으며 자본액도 지난달 보다 7226억원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해상은 지난 5월 4조8400억원 가량 보유했던 만기 보유채권을 지난 6월에 매도가능증권으로 재분류함에 따라 25% RBC 상승효과가 발생했다"며 "최근 장기금리 급락으로 인한 채권평가익도 확대되면서 RBC 개선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조재린 보험연구원은 "금감원이 올 연말에 RBC 신용위험 측정 시 통계적 신뢰 수준을 97%에서 99%로 올릴 예정"이라며 "신뢰수준을 올릴시 신용리스크 증가로 RBC에 부정적이기에 이번에 RBC를 크게 올린 건 이를 위한 선제 대응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승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재무제표 계정 재분류는 이미 여러 회사에서 RBC 상향을 위한 도구로 실행한 바 있다"며 "이번 RBC 상승으로 당분간 후순위채, 신종유가증권 발행 등 지급 여력을 높이는 전략은 없을 거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현대해상 관계자도 "이번에 RBC가 크게 증가해 올해 안에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은 없을 거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