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조절로 중증 재생불량빈혈 환자 조혈모세포 이식 시 전신 방사선치료 피할 수 있어
  • 안효섭(좌) 강형진(우) 서울의대 교수.ⓒ서울대병원
    ▲ 안효섭(좌) 강형진(우) 서울의대 교수.ⓒ서울대병원

전신 방사선치료를 거치지 않고도 희귀질환인 '재생불량성 빈혈'을 치료할 수 있게 됐다.

서울대병원은 16일 '재생불량성 빈혈' 청소년 환자에게 가족이 아닌 사람의 조혈모세포를 이식할 때 전신 방사선치료를 거치지 않고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조혈모세포란 혈액 속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등 각종 면역세포를 만드는 세포로 재생불량성 변혈을 치료하는 데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재생불량성 빈혈 치료 시 필수적으로 받는 전신 방사선치료는 구토·탈모·위장장애 등의 부작용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대 안효섭·강형진 소아과 교수팀은 중증 재생불량빈혈 소아청소년 환자를 대상으로 비혈연 조혈모세포이식 연구를 시행한 결과 전신 방사선치료 없이 항암제의 적절한 조합만으로 97%의 장기 생존율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이는 혈연간의 조혈모세포이식 생존율인 90%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재생불량빈혈은 가족간 적절한 공여자가 없으면 타인으로부터 조혈모세포를 이식한다. 그러나 타인의 조혈모세포를 이식하는 것은 혈연간 이식에 비해 치료 결과가 좋지 못하고 전신 방사선치료 시 성장장애, 갑상선질환, 백내장과 2차 암 위험 등 다양한 합병증이 나타난다.

지난 2010년 소아청소년 중증 재생불량빈혈 환자에게 전신 방사선치료 없이 항암제를 사용해 68%의 조혈모세포이식 생존율을 발표한 것에 대한 2차 연구다. 

강형진 교수는 "지난 연구에 비해 항암제 농도를 조절해 독성을 최대한 줄이고 효과를 극대화 해 치료 성공률을 높였다"며 "참고로 국제 이식등록기관에서 발표한 소아청소년 중증 재생불량빈혈의 비혈연 조혈모세포이식 치료성적은 약 75%"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대한소아혈액종양학회의 지원으로 시행됐으며 조혈모세포이식 관련 세계적인 권위지인 ‘미국골수이식학회지(Biology of Blood and Marrow Transplantation)’ 온라인 최신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