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는 곧 상품"… 세븐카페·PB요구르트젤리 등 PB 新제품 인기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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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과 경기불황 속에서도 '나 홀로 성장'을 지속하는 마켓이 있다. 소비자와 가장 밀접한 곳에 있으면서도 스스로 변화를 멈추지 않은 편의점이다. 과거 '동네 담배 가게' 혹은 '가격이 비싼 대신 오래 하는 슈퍼'라는 인식이 만연했던 편의점을 유통 업계 '핫 플레이스'로 만든 세 명의 인물을 집중 조명한다. <편집자주>
#정승인 대표는 끊임없이 나오는 아이디어 창고예요. 도시락 카페를 만들 거라고 누가 생각했겠어요?"
#지금은 편의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원두커피를 불과 5년 전만 해도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잖아요. 이 사업을 진두지휘한 게 정 대표예요.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그런 인물이죠."아이디어는 곧 새로운 상품…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라"정승인 세븐코리아 대표는 줄곧 롯데에서 근무하다 지난 2014년 2월 능력을 인정받아 코리아세븐 대표에 오른 인물이다. 대표적으로 1987년 롯데그룹기획조정실 기획부 과장, 2004년 롯데백화점 인천점 점장, 2010년 롯데백화점 마케팅부문 부문장, 2011년 롯데마트 디지털사업 본부장, 2013년 롯데백화점 마케팅부문장 등을 맡으며 롯데 유통 핵심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26일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정 대표는 임직원들에게 "세븐일레븐은 가깝고 편리한 행복충전소 역할을 해야 한다"며 "고객들에게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전하는 따뜻한 이웃이자 친구"라는 점을 수시로 강조하고 있다.
단순히 물건만 파는 마켓이 아닌 고객의 행복까지 충전시켜주는 편의점으로 변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 대표는 임직원에게 귀를 열고 자신의 생각뿐만 아니라 직원 모두의 아이디어를 반영할 수 있도록 새로운 기업문화를 정착시켰다.
실제, 대표로 취임한 정 대표가 처음 한 일은 독특하게도 '사가'를 만드는 것이었다. 정 대표가 직접 사가(社歌)를 작사할 정도로 애정이 깊었다. 사가 서두 부분은 "우리는 행복을 만드는 해피리더 세븐일레븐"으로 시작한다. 자신이 꿈꾸는 편의점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정 대표는 이후 짱구룸, 짱구TFT(프로젝트 조직 팀) 등을 만들어 직원들의 다양하고 신선한 아이디어를 정책에 반영하며 단순한 편의점이 아닌 진정한 '행복충전소'를 매장에 실현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 2014년 11월 복합 생활편의공간을 지향하는 업계 최초의 도시락카페 KT 강남점이 오픈했다.
편의점은 기존까지 평균 22평의 작은 공간에 최대 2000개의 상품을 취급하는 등 고객 편의 위주가 아닌 상품 위주로 매장이 구성돼 여유로움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에 정 대표는 국내 편의점 평균 대비 4배에 해당하는 총 264㎡(약 80평) 초대형 도시락카페를 만들고 바쁜 일상 속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편의점을 만들었다.
도시락카페는 개점 취지에 맞게 고객 이용 패턴이나 베스트 상품 등에서 일반 편의점들과 큰 차이를 보였다.
올해 세븐일레븐 상품 분류별 매출 현황을 보면 일반 점포의 경우 도시락을 포함한 푸드 매출 비중은 6% 수준이지만, 도시락카페는 2.5배가량 높은 15.5%를 기록했다. 고객 1명이 1회 구매하는 비용인 객단가도 8060원으로 일반 점포 대비 68.4% 높았다.
2015년 1월. 정 대표의 진두진휘 아래 업계 최초로 런칭한 전자동 드립 방식 추출 커피 '세븐카페'도 괄목할만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정 대표는 독창적인 PB상품 개발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5월 출시한 'PB요구르트젤리'는 정 대표가 직접 먹어보고 맛에 대해 품평을 하는 등 심혈을 기울여 만든 제품으로 알려졌다.
요구르트 원액을 그대로 담아 새콤달콤하고 쫄깃한 식감을 자랑하는 이 제품은 출시와 함께 SNS에서 입소문을 타며 전체 과자 판매 1위에 올랐다. 8월 들어서는 일평균 4만4000여개 이상 팔려나가고 있다.
이 밖에 키덜트 시장의 성장에 발맞춰 지난해 4월 '미키마우스 피규어'를 시작으로 11월 '어벤저스', 올해 4월 '원피스 피규어'까지 모두 SNS상에서 크게 회자되며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성공사례 모두 지금까지 편의점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새로운 방식이라는 점에서 정 대표의 아이디어가 업계 전체의 혁신을 불러일으켰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수치로 방증하고 있다.
세븐일레븐 8월 판매량 순위를 보면 1위 컵 얼음, 2위 세븐카페 3위 PB요구르트 젤리 등으로 기존 편의점 판매량 최상위권을 고수하던 바나나우유와 박카스F를 뒤로 밀어냈다.
정 대표는 협력사 및 가맹점들과 관계에도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대표적으로 경영주 자녀 채용 우대, 우수 경영주 해외연수 프로그램, 경영주 자녀 캠프, 경조사 지원, 법인 콘도 이용, 자녀학자금 지원 등 혜택이 주어진다.
이로 인해 정 대표 부임 이후 세븐일레븐 매장 수는 2배가량 늘었다. 2014년 1분기 5895개였던 점포는 올해 7월 말 기준 8295개로 급증했다. 정 대표의 아이디어 상품들과 협력사 및 가맹점을 중요시 생각하는 마음이 이러한 세븐일레븐의 매장 확대를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정승인 대표는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생각하고 직원들과 열린 마음으로 소통한다"라며 "향후 세븐일레븐은 고객이 변화하는 니즈에 맞춰 지속적으로 새로운 상품과 매장을 추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