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서비스·카페형 인테리어·다양한 베이커리로 차별화자녀 둔 30~40대 여성 중산층이 핵심 고객호치민·하노이에 30개 매장 운영 중… 베이커리 업계 1위
  • ▲ 뚜레쥬르 베트남 하이바쯩 매장 전경. ⓒ뉴데일리경제
    ▲ 뚜레쥬르 베트남 하이바쯩 매장 전경. ⓒ뉴데일리경제

    베트남은 인구 1억명 평균연령 28세의 젊은 국가로, 내수의 벽에 부딪힌 국내 기업에게는 '기회의 땅'으로 불린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지난 2015년 2000달러로 한국의 1980년대와 비슷한 수준으로 비교되지만 스마트폰 보급률이 지난해 54%를 넘어서고 대형 외국 기업들이 물밀듯이 들어오면서 베트남의 변화 속도는 상상을 초월할만큼 빠르다. 일찌감치 베트남 시장에 뛰어든 국내 유통기업들이 급변하는 베트남의 새로운 유통 트렌드에 어떠한 전략으로 맞서고 있는지 직접 들여다 봤다. <편집자주> 

    [베트남 호찌민=김수경 기자] "뚜레쥬르의 고급스러운 서비스가 좋아요. 비싸지만 빵 품질이 좋고 맛있어서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아이들이 좋아해서 퇴근 후 들러 자주 빵을 사요. 가족들 생일 때마다 뚜레쥬르 케이크가 빠진 적이 없답니다." 

  • ▲ 뚜레쥬르 베트남 하이바쯩 매장 단골 고객 리언 씨. ⓒ김수경 기자
    ▲ 뚜레쥬르 베트남 하이바쯩 매장 단골 고객 리언 씨. ⓒ김수경 기자

    베트남 호찌민시에 위치한 뚜레쥬르 하이바쯩 매장에서 기자와 만난 직장인 로언(Loan·33세) 씨는 2년째 이 매장의 단골 고객이다. 20여명의 매장 직원들도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퇴근 후 뚜레쥬르에 들러 가족들이 먹을 빵을 사곤 한다는 리언 씨는 뚜레쥬르를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로 '고급스러운 서비스'를 꼽았다.

    리언 씨는 "뚜레쥬르 직원들은 항상 밝고 친절하다"면서 "필요 이상으로 귀찮게 하지 않고 필요할 때 빠르게 응대해주는 서비스가 가장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이어 "뚜레쥬르를 떠올리면 다양한 빵을 판매하고 케이크가 특히 맛있는 집이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카스테라와 식빵을 가장 자주 사 먹는다"고 전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가 베트남 내 고급 베이커리 전문점으로 확고하게 자리잡았다. 베트남 진출 10년 만에 업계 1위였던 ABC베이커리를 밀어낸 것은 물론 고급화 전략으로 까다로운 중산층 여성의 입맛을 홀렸다. 


    로언 씨와 같이 어린 자녀를 둔 30대 중반에서 40대 중반까지의 여성이 뚜레쥬르의 핵심 고객이다. 이들은 직업을 갖고 있는 커리어 우먼으로, 주로 퇴근 후 집에 가는 길에 뚜레쥬르에 들러 저녁 또는 아침 대용으로 먹을 빵을 사 간다. 피크 시간은 오후 4~5시경.

    당일 만든 빵은 당일 소진을 원칙으로 하며 팔고 남은 빵은 모두 즉시 폐기하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고객과의 신뢰를 깨뜨리지 않기 위해서다. 빵을 만들 때 사용하는 생지는 뚜레쥬르 호찌민 공장에서 직접 만들어 매일 신선하게 각 매장으로 배송된다.

    베트남 뚜레쥬르 현지에서 인기가 많은 '육송빵'은 하나에 2만동(약 1000원), 케이크는 40만동(약 2만원)에 팔리고 있다.

    베트남 호찌민을 기준으로 아르바이트생들의 시급은 평균 1만4000동(한화 약 700원), 4년제를 졸업한 신입직원의 초임 월급은 평균 600만동(약 30만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고가의 제품이지만, 평일 퇴근 시간인 오후 4~5시가 되면 매장 내 대부분의 제품은 동이 난다.

    실제 기자가 호찌민 시내를 걷다 오후 5시가 넘어 우연히 들른 뚜레쥬르 레탄통점에는 당일 만든 빵이 모두 다 팔려나가고 없었다.

  • ▲ 뚜레쥬르 하이바쯩 매장에 진열된 다양한 베이커리 제품들. ⓒ김수경 기자
    ▲ 뚜레쥬르 하이바쯩 매장에 진열된 다양한 베이커리 제품들. ⓒ김수경 기자

  • ▲ 평일 오후 5시경 찾은 기자가 방문한 베트남 호찌민 뚜레쥬르 레탄통점 매장, 대부분의 제품이 팔려 나갔다. ⓒ김수경 기자
    ▲ 평일 오후 5시경 찾은 기자가 방문한 베트남 호찌민 뚜레쥬르 레탄통점 매장, 대부분의 제품이 팔려 나갔다. ⓒ김수경 기자


뚜레쥬르 관계자는 "지난 2011년 실시한 뚜레쥬르 인지도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90% 이상의 베트남 사람들이 뚜레쥬를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면서 "뚜레쥬르의 고급스러운 브랜드 이미지와 차별화된 서비스가 현지화 성공에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뚜레쥬르 매장에 들어가면 깔끔한 유니폼을 입은 직원들이 환하게 웃으며 "신짜오 뚜레쥬르(안녕하세요. 뚜레쥬르입니다)"라고 인사한다. 매장에는 재즈와 보사노바 등 경쾌한 배경음악이 흐르고, 빵과 커피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세련된 카페형 인테리어를 갖추고 있다.

핵심 고객인 여성들을 위해 오토바이 무료 발렛파킹 서비스를 시작한 것도 뚜레쥬르가 제일 처음이다.

뚜레쥬르 베트남 법인 마케팅 담당자는 "뚜레쥬르 진출 전까지 베트남에서 빵집은 단순히 '빵을 사는 공간'에 불과했지만 뚜레쥬르가 도입한 한국식 베이커리 서비스와 고급스러운 카페형 인테리어가 현지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면서 "뚜레쥬르는 문화를 향유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 ▲ 뚜레쥬르 하이바쯩 매장을 찾은 30대 여성 고객이 케이크를 고르고 있다. ⓒ김수경 기자
    ▲ 뚜레쥬르 하이바쯩 매장을 찾은 30대 여성 고객이 케이크를 고르고 있다. ⓒ김수경 기자


    현지 베이커리 업체들이 40여 종의 단순한 빵을 제공하던 것에 비해 뚜레쥬르는 90여 종의 다양한 제품을 갖추고 40여 종의 케이크를 선보였다. 또 '육송빵', '반미 샌드위치' 등 현지인의 입맛에 맞추면서도 제품의 질과 맛을 업그레이드한 제품을 내놔 호평을 받았다.

    육송빵은 고기를 실처럼 곱게 다져 빵 위에 올린 제품으로 쫄깃쫄깃한 식감과 고소하고 풍부한 맛이 특징이다. 반미는 바게트를 갈라 속에 채소와 고기 등을 넣은 베트남식 샌드위치로 주로 길거리나 푸드 코트 등에서 2만~3만동(약 1000~1500원)의 저렴한 가격에 판매된다. 뚜레쥬르는 고급 바게트와 채소, 햄 등을 풍부하게 넣은 프리미엄 반미를 3만6000동(약 18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베트남 뚜레쥬르에서 가장 인기있는 제품은 우유식빵과 에그타르트, 토스트빵이며 케이크는 생크림과 과일이 듬뿍 올라간 '매직 생크림 케이크'가 가장 인기가 많다. 베트남인들이 집에서 샌드위치를 자주 만들어 먹기 때문에 식빵류가 가장 잘 나간다는 설명이다.

    현지 유통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에는 대형 외국 유통업체들이 대부분 진출해있어 서비스나 품질에 대한 수준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면서 "뚜레쥬르는 타 외식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에 중점을 둔 것과 달리 초반부터 쭉 고급화 전략을 내세워 베트남 내에서 확실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했다"고 평했다.

    현재 베트남 뚜레쥬르는 호찌민 23개, 하노이 7개 등 총 3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어 현지 최대 경쟁업체인 ABC베이커리 매장수 29개를 앞섰다. 올해와 내년에 걸쳐 매장 수를 계속 확대해 현지 시장 점유율 1위를 확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뚜레쥬르 관계자는 "지난 2014년 기준 베트남 베이커리 시장 규모는 9229억원으로 오는 2018년에는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연평균 성장률이 14%에 달할 정도로 베이커리 시장 성장세가 큰 만큼 뚜레쥬르는 고급스러운 브랜드 이미지를 앞으로도 꾸준히 지켜나가면서 베트남 베이커리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 ▲ 뚜레쥬르 하이바쯩 매장 내부. ⓒ뉴데일리경제
    ▲ 뚜레쥬르 하이바쯩 매장 내부. ⓒ뉴데일리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