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하나은행 간 연봉 차이 약 500만원, 근로조건은 하나은행 好우위 조건 기준 삼아 사측과 협상 돌입…先계획 後통합 추진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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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KEB하나은행 간판. ⓒ 뉴데일리DB
    ▲ KEB하나은행 간판. ⓒ 뉴데일리DB


    KEB하나은행 노조가 통합을 선언하면서 향후 급여 및 복지와 관련된 핵심 사항에 대해 은행권의 이목이 집중돼 있다.

    사실상 노동조합이 통합하는데 있어 외환·하나은행 직원 간 급여 수준이 상당한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 두 노조가 추석 연휴 후 갑작스럽게 통합을 선언하기까지도 뭍밑에선 급여, 복지 문제에 대해 상당한 의견 조율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옛 외환은행 노조와 하나은행 노조는 급여는 외환은행 수준으로, 복지는 하나은행에 맞춰 통합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외환은행과 하나은행 인사 체계를 크게 △관리자 △책임자 △행원으로 나눠 총 연봉을 비교해보면, 외환은행 직원이 하나은행 직원보다 높은 연봉을 받고 있다. 

    표를 살펴보면 외환은행과 하나은행 관리자는 지난 2015년 기준 연봉은 약 1억 3500만원으로 비슷하게 책정됐다. 

    다만 책임자의 연봉은 1억 500만원, 하나은행 책임자는 약 1억 250만원 정도 책정됐다. 
    행원의 경우 외환은행은 약 7500만원을 웃돌은 반면, 하나은행은 7000만원에 머물렀다.  


    즉, 은행은 물리적으로 통합됐으나 직원들 간 발생하는 연봉차이로 인해 하나은행 직원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

    하나은행 관계자는 "직무 수당을 올리고, 연봉 상한선 정체를 해소해 하나은행 직원들의 총연봉을 확대했지만 과거 연봉차이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며 "전체적으로 봤을 때 하나은행 직원들이 외환은행 직원들보다 매달 40만~50만원 정도 낮은 임금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하나은행 노조는 통합 노조를 통해 단일화된 임금 체계를 구축하고 사측과의 협상에서 시너지를 높이겠다는 계획을 일찌감치 마련해뒀다. 

    통합 노조 안에서 하나은행보다 임금이 높은 외환은행의 체계를 기준으로 삼아 사용자와 협상에 나서면 임금 인상 가능성을 훨씬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김창근 하나은행 노조위원장도 노조가 통합돼 임금체계가 단일화될 경우 결과적으로 모든 근로조건이 상향평준화 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쳐왔다. 

    아울러 통합 노조안에서 근로 조건을 개선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해 사측에 적극적으로 요구할 방침이다. 단체협약으로 만들어진 복지제도는 대부분 유사하지만 세부내용에 차이가 있거나 개별적으로 신설돼 유사성이 없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현재 복지 제도를 비교해보면 경조금 지급 대상의 폭은 옛 하나은행이 훨씬 넓지만 경조사 지원 대상은 옛 외환은행이 훨씬 많은 편이다. 또 의료비 지원한도는 옛 하나은행이 더 낫지만 자기계발휴가 관련 제도는 옛 외환은행에만 구축돼있다. 

    이에 하나은행 노조 측은 외환은행보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경조사 지원 확대 △임차보증금 금액 확대 △안식년 휴가 활용방안 마련 등 요구 사항 건의를 준비 중이다.

    이처럼 하나은행 노조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며 노조 통합을 꾸준히 준비해왔다. 올해 초 김창근 노조위원장도 과거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을 구 한빛은행(현 우리은행)으로 통합하는 작업을 맡았던 이성진 노조위원장을 만나 노조 통합 관련 자문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단적으로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을 비교할 때 하나은행이 임금도 낮고 근로조건도 좋지 못한 상황"이라며 "결과적으로 노조 통합에 있어 하나은행 노조가 더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