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산행은 금물…음주·흡연 피하고 필요한 경우 혈관확장제 준비하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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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리산국립공원.ⓒ연합뉴스
날씨가 선선해지는 가을을 맞아 등산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가을 산행은 근육과 심폐기능을 향상시키고 혈액순환을 활발하게 하는 효과가 있지만 무리한 등산은 자칫 건강을 해칠 수 있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2015년 산악사고는 1만310건으로 그 중 가을철(9~10월) 산악사고가 2738건(26.5%)로 가장 많았다. 이는 단풍철인 9, 10월에 산을 찾는 인구가 가장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산악사고 발생 원인으로는 조난이 6231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실족 추락과 개인질환이 각각 5919건, 3298건으로 이었다.
즐거운 가을 산행을 위해서는 자신의 건강상태와 체력에 맞는 코스를 선택하고 등산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응급상황에 적절하게 대처하는 요령을 미리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중앙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김성은 교수는 “추락 및 낙상 사고는 가을 산행 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응급상황으로 대처요령을 바르게 알고 처치하는 것이 더 큰 부상을 막을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 산 오르다 '삐끗' 2~3일 동안 발목 아프면 골절일수도
발목을 '삐었다' 또는 '접질렸다'고 표현하는 증상은 특히 울퉁불퉁한 바위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흔히 발생한다. 다리에 균형을 잃으면서 발목이 돌아가면 인대의 일부 혹은 전체가 늘어났거나 파열되기 쉽다.
가벼운 발목 염좌는 별다른 치료 없이 저절로 낫게 되는 경우도 많으나 등산을 다녀온 지 2~3일이 지났는데도 지속적으로 발목 부위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단순한 염좌라고 생각해 방치했다가 뒤늦게 골절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인대가 손상된 경우 약 3주간 석고부목고정 치료를 진행하지만 인대가 파열된 상태라면 6주간 석고고정 치료 후 검사를 다시 받아야 한다.
발목 염좌를 초기에 제대로 치료하지 않는다면 다친 부위를 반복적으로 삐게 되거나 만성적인 통증에 시달릴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 음주 산행은 금물… 물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게 좋아
등산 중 목을 축이기 위해 맥주, 소주, 막걸리 등 술을 마시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음주 산행은 갑작스럽게 혈압을 상승시켜 뇌졸중이나 심장발작 위험을 높이므로 유의해야 한다.
흡연자도 산행 중 만큼은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휴식을 취하면 체온이 떨어지는데 이때 흡연하게 되면 혈관이 빠르게 수축되면서 혈압을 상승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음주와 흡연하는 대신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고 쉬는 동안에는 탄수화물을 섭취하도록 하며 고단백 음식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 등산로에서 길을 잃고 오랜 시간 헤매다 두통, 어지럼증 등의 탈진 증세가 나타날 때는 그늘에 편한 자세로 눕도록 하고 등산화와 양말을 벗고 조이는 옷과 허리띠 등을 느슨하게 풀어주는 것이 좋다.
◇ 자신의 건강 상태를 고려한 산행 코스 선택해야
규칙적인 운동을 하지 않는 일반인의 경우 산행 전 자신의 건강과 체력을 고려한 등산 코스를 선택해야 한다.
특히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심뇌혈관질환 환자는 발병 후 3시간 안에 응급처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사망률이 높아지고 치료 후에도 심각한 장애를 남길 수 있다. 깊은 산 속에서는 제시간 안에 구조되기가 어려워 피해가 커진다. 따라서 심뇌혈관질환 환자는 등산하기 전 혈관확장제 등을 미리 준비해 가슴이 터지거나 짓누르는 듯한 통증을 느낄 때 복용하는 게 권고된다.
등산을 시작할 때 무리하게 걷는 대신 몸에 살짝 땀이 날 정도로 속도를 내는 것이 바람직하며 신체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산행 전에 삼림욕 등 가벼운 산책을 하는 것도 좋다.
덥다고 겉옷을 마구 벗으면 체온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으므로 옷을 입은 채 땀을 천천히 식히는 것도 바람직하다.
★도움말 = 김성은 중앙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김용재 이대목동병원 뇌졸중센터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