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성물질로부터 건강지키려면 적신호·교통체증 중엔 앞차 간격 띄우고 창문 닫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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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를 맞아 자가용을 이용해 귀향, 여행길에 오르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교통체증도 심해질 예정이다. 꽉막힌 도로에서 자가용 창문을 닫고 에어컨이나 환풍기를 켜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오히려 매연 속 독성물질에 노출될 위험이 더 커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영국 서리대학교 연구팀은 "주행 습관이나 풍향에 따라 달라지지만 보통 교통체증 중일 때 다른 차량이 내뿜는 매연 속 독성물질에 노출될 위험이 커진다"며 "매연 속 독성물질은 조기사망을 일으키는 요소 중 하나로 매우 중요한 사회 문제로 지적되고 있으며 자가용 환풍기를 켜도 독성물질이 걸러지지 않으므로 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에서 연구팀은 자가용 창문을 닫고 환풍기를 켜놓으면 독성물질이 창문을 닫고 환풍기를 껐을 때보다 오염물질이 76%더 많이 측정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자동차 외부의 오염물질이 지속적으로 차내에 축적되는 효과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물론 교통체증 중 자가용 내부와 외부의 독성물질 농도는 바람, 지역 등 기타 특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짧게 감속과 가속을 반복하는 교통체증 속엔 자가용 근처 외부의 공기가 내부 공기보다 오염물질이 17~40% 더 들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상황의 오염물질은 공사장 내에 있는 것만큼 많다는 게 연구팀의 주장이다.
교통체증이나 적신호일 때 매연 속 독성물질로부터 건강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가용 창문을 닫고 환풍기나 에어컨을 끄는 것이다. 에어컨을 꼭 사용해야한다면 외부 공기로 환기시키는 것보다 자가용 내부 공기를 재순환하는 방법이 권고된다.
이번 연구를 이끈 프라샨트 쿠마르 교수 "오염물질로부터 노출을 줄이는 최적의 방법은 창문을 닫고 환풍기를 끄고 교통체증 시 앞차와의 간격을 가능한 한 떨어뜨려 배기가스에 노출을 줄이는 것이다"고 조언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교통체증 시 신체를 매연 속 독성물질로 최대한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는 것에 대해 이번 연구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연구팀은 대기 속 오염물질로 인한 조기 사망은 생각보다 심각하다고 주장하면서 제도적 차원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영국 런던에서만 대기 속 독성물질로 사망하는 인구는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인구 수보다 10배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2012년 기준 대기오염으로 인한 조기사망자 수는 370만명에 다다르며 런던을 제외한 유럽 전반에선 40만명이 대기오염과 관련해 조기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쿠마르 교수는 "이런 상황은 미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에서도 다르지 않다"며 "매연 속 독성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학회·정부 차원에서 규제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왕립화학학회저널(Royal Society of Chemistry Journal)중 환경 과학 란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