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마켓·11번가·옥션·쿠팡·티몬 등 다수 업체 퇴출 상품 판매
'뿌리는그리스' 안전 기준치 0.008% 웃도는 0.03% 벤젠 검출
'뿌리는그리스' 안전 기준치 0.008% 웃도는 0.03% 벤젠 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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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레킷벤키저(이하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 사건 이후 생활화학제품에 대한 소비자 불안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오픈마켓은 정부의 권고도 무시한 채 퇴출 제품을 판매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27일 환경부에 따르면 '위해우려제품 15종'(세정제, 합성세제, 표백제, 섬유유연제, 코팅제, 접착제, 방향제, 탈취제, 문신용 염료, 방청제, 김서림방지제, 물체 탈·염색제, 소독제, 방충제, 방부제)에 대해 조사한 결과, 총 11개 제품이 안전 기준을 위반해 생산·수입업체에 판매 중단과 회수 조치를 명령했다.
회수 대상은 캉가루에서 생산한 '오더 후레쉬', 유니켐에서 생산한 '유니왁스', 일신CNA에서 생산한 '뿌리는 그리스', 피닉스레포츠에서 생산한 'PNA100', 제일케미칼에서 생산한 '스프레이 페인트' 등 총 11종이다.
단, '오더 후레쉬'의 경우 7월 이후 생산된 제품은 안전 기준 검사를 통과해 회수 대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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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뉴데일리경제 기자가 확인 결과 지난 23일 퇴출이 확정된 '뿌리는그리스'가 G마켓, 11번가, 옥션, 쿠팡, 티몬 등 대다수의 오픈마켓에서 여전히 판매 중이었다. 일신의 '뿌리그리스'는 벤젠이 0.03% 검출돼 안전 기준치인 0.008%를 3배 이상 초과한 제품이다.
대형마트, 편의점 등에서 판매 중단 조치 이후 바로 제품을 회수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판매 채널이 오프라인 매장과 비교해 제품 회수가 느릴 이유가 전혀 없다"며 "이는 오픈마켓이 안일하게 대처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오프라인 매장의 경우 판매 중단 권고가 전달되면 전 점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일일이 수거해야 하지만, 온라인은 판매 게시글만 삭제하면 된다.
오픈마켓에서 정부의 권고를 무시한 채 안일하게 대처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편의점 관계자는 "환경부에서 권고가 나온 직후 바로 제품을 회수했다"라며 "현재 물건을 판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대형마트의 경우 판매 중단 제품 권고를 받으면 즉시 해당 물건을 회수하는 시스템이 정착해 있다"라며 "오픈마켓은 이 같은 시스템이 아직 도입되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과거 옥시 제품 판매 중단이나 가습기 살균제 성분 검출 치약 판매 금지 당시에도 느릿한 대처로 질타를 받은 오픈마켓이 이번에도 똑같은 실수를 답습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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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논란에 대해 G마켓은 "뿌리는그리스는 2015년 4~12월 생산 제품이 문제가 된 것이지, 현재 판매중인 제품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반론했다.
그러나 환경부 관계자는 "뿌리는그라스의 경우 제조 일자에 관계없이 모두 회수 대상"이라고 선을 그었다.
취재가 시작되자 쿠팡과 티몬 측은 해당 상품을 판매 중단했다. 11번가 역시 모니터링을 통해 문제가 발견된 제품은 판매 중단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티몬은 "해당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라며 "향후 상공회의소에서 배포한 클린 시스템을 도입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쿠팡 역시 "상품 판매 중단에 들어갔다"라며 "최선을 다해 모니터링 중이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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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환경부는 화학물질등록평가법에 따라 시중에 유통 중인 위해우려제품 606개를 올해 6월부터 9월 말까지 수거·분석해 안전기준·표시기준의 준수 여부를 확인했다.
그 결과 안전기준을 위반한 11개 제품이 발견돼 현재 관할 유역(지방)환경청별로 해당 생산·수입업체에 판매 중단과 회수 명령을 내려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