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자본 확충·우리은행 지분확보 등 중요 경영 직접챙겨후선서 힘 실었던 과거와 다른 행보로 업계 관심↑
  • ▲ 김남구 부회장 ⓒ한국투자증권
    ▲ 김남구 부회장 ⓒ한국투자증권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부회장이 증권업계에서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투자증권은 유상호 사장에게 일임해왔던 김 부회장이 한투증권의 증자와 우리은행 지분인수 등 증권부문의 중요 경영을 직접 챙기는 등 경영 전면에 모습을 자주 드러내기 시작한 것.


    그만큼 최근 회사의 미래를 가늠할 만한 중요한 이슈가 겹쳤기 때문이지만, 한편으로는 사내 변화조짐도 감지된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김 부회장은 회사채(2900억원)와 기업어음(CP, 4500억원)발행을 통해 총 7000억원 가량을 만들어 한투증권의 자기자본 4조원 달성을 추진했다.


    회사채와 CP 등으로 차입규모가 늘어 이중레버리지 비율 130% 초과 우려에 따라 한투증권의 중간배당을 통해 배당금 9621억원을 다시 지주에 충원해 차입투자에 대한 경계를 낮추는 전략 역시 김 부회장이 추진했다.


    동원증권과 통합한 이후 중간배당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달 진행돼 한투증권이 지분 4%를 확보해 과점주주로 경영참여에 성공한 우리은행 본입찰 역시 김 부회장의 진두지휘 속에 진행됐다.


    중간배당을 통한 증자와 우리은행 지분인수를 통해 한투증권이 초대형IB 도약과 은행 라인업을 구축할 수 있는 기반을 김 부회장이 직접 마련한 셈이다.


    이는 그동안 한투증권의 살림을 유상호 사장에게 일임하고, 후선에서 최종 관리 역할을 해왔던 김 부회장의 기조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업계는 한투증권이 최근 크고 작은 악재가 겹치자 오너가 경영 전면에 나서 실타래를 풀겠다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투증권은 지난해와 올해 대우증권과 현대증권 인수에 잇따라 실패하며 수익성 확보에 고심해왔다.


    그 사이 주요 증권사들은 잇달아 자기자본 확충에 성공하며 앞서 나가기 시작하며 한투증권을 자극했다.

    불투명한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잇따른 횡령사건 등도 안고 있는 고민들이다.

    김 부회장의 경영 진두지휘 역시 그만큼 한투증권의 향후 먹거리 발굴이 시급한 상황이고, 자부심에도 부정적인 이슈가 단기간에 발생함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김 부회장의 이같은 행보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2007년 한국투자증권 대표에 올라 '9연임·만 10년 CEO'기록을 세워온 유상호 사장이 여전히 한투증권에서 힘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계열사 사장은 실적이 좋으면 연임한다는 김 부회장의 경영철학에 비춰볼 때는 유 사장은 내년에도 한투증권의 CEO로서 활동할 가능성이 높다.


    한투증권의 올 3분기 까지 당기순이익은 2714억원으로, 업황 부진에도 불구하고 전년동기대비 20% 증가를 이끌어 실적 면에서 유 사장의 입지는 여전히 공고하다.


    이에 따라 유 사장이 연임기준 '아홉수' 문턱에서 좌절하지 않고 김 부회장과 유 사장의 경영체계가 앞으로도 공고히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