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 시황 장기 침체...컨테이너선 경험 없는 대한해운 살아남기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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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해운이 한진해운의 일부 자산 매각 인수에는 성공했지만 앞으로의 갈길이 험준할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대한해운이 한진해운의 미주·아시아 영업권과 인력, 외국 자회사 7개, 물류운영시스템 등을 37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가운데 험란한 미래를 예고했다.

업계는 무엇보다도 업황 자체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는 것은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지난 3분기 머스크를 비롯한 주요 글로벌 정기선사들이 일제히 적자를 기록하는 등 컨테이너 업황이 좋지 않았다. 

또한 글로벌 원양 컨테이너 시장이 구조적 공급과잉을 겪고 있어 일부 대형사를 중심으로 개편되고 있다는 점 역시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나이스신용평가는 대한해운의 기업 신용등급을 기존과 동일한 'BBB'로 평가하고 신용등급 하향검토 대상에 등재했다. 그만큼 어려운 해운업계에 자칫 뛰어들었다가 본전도 못건지는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원양 컨테이너 사업을 시작하면 회사의 사업다각화 수준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히면서도 지난 수년 간 한진해운이 원양 컨테이너 사업에서 저조한 수익성을 기록한 점과 미주·아시아 컨테이너 정기운송을 위한 추가적인 선단 확보 등을 고려하면 사업 및 재무위험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대한해운은 향후 미주·아시아 영업권과 인력, 외국 자회사 7개, 물류운영시스템 뿐만 아니라 롱비치터미널까지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추가 자금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문제는 지속적으로 들어가야 하는 자금 뿐만 아니라 48년간의 업력을 갖고 있는 한진해운을 인수했음에도 불구하고 컨테이너 사업은 처음이라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처음 뛰어드는 사업이니만큼 우려의 시각도 적지 않다. 

대한해운의 주력은 벌크선이다. 벌크선은 곡물, 광석, 석탄 등을 포장하지 않고 그대로 선창에 싣고 수송하는 화물선을 말한다. 이번에 한진해운 일부 자산을 매각한 것은 컨테이너선으로 벌크선과는 전혀 다른 분야다.

이에 따라 대한해운은 컨테이너선 사업을 별도법인 형태로 둔 채 기존 한진해운에서 넘어온 인력들의 노하우로 살릴수 있는 방법을 강구한다는 방침이다. 

대한해운은 한진해운의 육상‧해양인력 등 총 574명을 승계할 계획이다. 

일각의 우려와는 달리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기 보다는 한진해운의 알짜 자산을 매입해서 종합 해양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게 대한해운의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