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합병·LCT 특혜 의혹 불구부채비율·잠재 리스크↓…수주잔고도 확보
  • ▲ 포스코건설 송도 사옥. ⓒ뉴데일리경제 DB
    ▲ 포스코건설 송도 사옥. ⓒ뉴데일리경제 DB


    자회사와의 합병과 구조조정, 현 정권과 연루된 개발사업 특혜 논란 등으로 내우외환 상황에 놓인 포스코건설이 3분기 안정적인 재무성과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비율이 낮아지고 잠재 리스크를 줄였을 뿐만 아니라 먹거리까지 넉넉히 확보해뒀다.

    28일 포스코건설의 3분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별도 기준 누적 매출액은 4조11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조7824억원)에 비해 16.1% 줄어들었고, 같은 기간 누적 영업이익은 1915억원에서 316억원으로 83.4% 급감했다. 반면, 영업손실은 2분기 254억원, 3분기 155억원 등 2개 분기 동안 410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손실의 주요 원인으로는 브라질 CSP 일관제철소 프로젝트의 손실이 지목된다. 브라질 현지에서 불법파업과 통관지연 등의 문제로 당초 예정된 기간보다 공사기간이 길어지면서다.

    이에 반해 재무성과는 안정적으로 끌어올렸다.

    매출원가(3조7969억원)를 지난해 3분기(4조4032억원)보다 13.7% 낮추고, 판관비도 1876억원에서 1832억원으로 2.3% 줄였다. 같은 기간 시공능력평가액이 비슷한 대우건설은 매출원가와 판관비가 각각 12.3%, 21.0% 증가했다.

    그 결과 부채비율(96.6%)을 4.1%p가량 줄일 수 있게 됐다. 이는 시평 상위 5개 건설사 중 가장 낮은 수치다. 

    뿐만 아니라 건설업계의 '시한폭탄'으로 여겨지는 매출채권(1조1310억원)과 미청구공사(6383억원)도 각각 5.1%, 29.9% 줄였다.

    공사대금을 청구해서 못 받으면 매출채권으로, 공사를 진행하고 아직 청구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미청구공사로 각각 잡힌다. 회수하지 못 하거나 회수가 지연될 경우 손실처리될 수 있기 때문에 위험자산으로 분류된다.

    상위 5개 건설사 중 가장 적은 미청구공사대금과 현대건설(1조807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매출채권을 보유해 향후 발생할 손실 우려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포스코건설의 경우 앞으로 브라질 CSP 일관제철소 현장에서 미수금을 얼마나 잘 받아오는지가 관건"이라며 "올해 갑작스럽게 영업적자로 전환했지만, 비교적 유동성이 양호해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은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밖에 해외 신규수주(+12.6%)를 비롯한 수주잔고 증가도 미래 먹거리 걱정을 덜어준다. 3분기 수주잔고는 32조5601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31조5864억원)보다 2.9% 증가했다.

    한편, 포스코건설은 지난 23일 자회사인 포스코엔지니어링을 흡수 합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룹에서 사업영역이 겹치는 두 계열사를 통합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관리비용을 절감한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다. 저유가가 장기화되고 발전, 플랜트 등 해외수주가 급감한데다 내년 건설경기마저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에서 진행된 조치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포스코건설은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해 왔다. 10월 말까지 희망퇴직을 받았으며 5200여명의 직원 가운데 10% 수준인 520여명을 구조조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시기 포스코ENG 역시 전체 인력의 절반가량인 600여명에 대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외부적으로는 또 부산 해운대 엘시티 비리 의혹으로 인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포스코건설이 시공사에게 불리한 '책임준공'을 약속한 것에 대해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

    이와 관련, 지난 20일 황태현 전 포스코건설 사장이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돼 엘시티 시공사 참여 경위에 대해 검찰조사를 받기도 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업 불황으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포스코건설이 직원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엘시티 의혹이라는 대형 악재까지 겹치면서 대내외적으로 뒤숭숭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