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사업부문 인력 첫 타깃…국내주택부문으로 이어질 전망대우건설·GS건설·대림산업 사업본부 축소→내부인력 재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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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사진. ⓒ뉴데일리경제 DB


    건설경기 침체에 대한 시그널이 반복되자 건설사들이 인력 구조조정에 나섰다. 최근 몇 년간 침체기로에 서있던 해외사업부문이 첫 타깃이며, 주택경기 침체가 가시화되고 있는 국내주택부문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국내외 정세가 어수선한 가운데 건설기업 직원들은 구조조정 칼바람까지 맞게 됐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등 일부 대형건설사들은 해외사업부문 인적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국제유가 하락과 신규수주 감소로 해외실적이 크게 줄어드는 등 투자보다 성과가 나타나지 않자 조직슬림화를 선택한 것이다. 당분간 해외시장에서 수주확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도 해외사업전략을 수정한 이유로 풀이된다.

    대우건설은 올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해외인프라 사업본부 축소 등 해외사업부문 구조조정에 나선다.

    대우건설은 이번 인사에서 지난해 해외토목 및 건축부문을 통합, 신설했던 해외 인프라사업 본부를 다시 나누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대우건설에서 해외사업부문 수장은 부사장에서 전무급으로 낮아진다. 플랜트와 발전 부문을 다시 통합하고 해외법인을 줄이는 것도 고려대상 중 하나다.

    인력 재배치를 통해 해외사업 인력도 줄인다. 해외사업 인력 중 10~20%를 국내 토목, 건축, 발전 등의 부서로 이동시킨다는 방침이다.

    대우건설 한 관계자는 "신규수주가 급감하고 원가율이 악화돼 연말 해외사업부문 조직개편 및 인력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사업전략을 짜고 있다"며 "해외 담당부서에서 제외된 인력은 인위적인 희망퇴직보다는 타부서로 재배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GS건설과 대림산업도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내부인력을 재배치할 방침이다.

    GS건설은 3분기 말 기준으로 플랜트부문 인력이 전체 6223명의 절반에 이른다. GS건설은 올해 해외사업에서 연간 수주목표액의 40%를 달성하는데 그치면서, 한동안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에 플랜트부문 조직을 축소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림산업의 경우 최근 위기관리팀을 신설하는 등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해외사업뿐만 아니라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대책에 따라 국내 주택경기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고 판단, 선제적으로 위험요소 관리에 나선 셈이다.

    합병 이슈가 있는 기업들도 지속적인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포스코건설은 연말까지 기존 5200명 규모의 인력 중 10%가량인 500명을 내보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10월 약 300명의 희망퇴직을 받았는데, 12월에 추가로 내보낼 방침으로 전해졌다.

    포스코건설이 최근 흡수합병하기로 한 포스코엔지니어링의 경우 전체 인력의 절반가량을 이미 줄인 상태다. 포스코건설은 포스코ENG와의 조직 통폐합을 통해 설계 부문 등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A증권 건설부문 애널리스트는 "기존에도 자회사인 포스코ENG의 규모가 작았지만, 구조조정으로 훨씬 슬림해졌다. 합병 이후 구조조정 과정 없이 사업 최적화와 추진 동력이 상당히 빠를 수 있다"면서도 "다만 구조조정 과정에서 축적된 기술과 해외사업 노하우를 다소 잃을 수 있어 이를 얼마나 유연하게 메우는 지가 관건"이라고 판단했다.

    삼성물산은 옛 제일모직과의 합병 이후 건설부문 인력을 지속적으로 축소하고 있다. 9월 건설부문 빌딩사업부에 있던 주택사업본부와 하이테크사업본부를 본부 단위에서 팀으로 축소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한 데 이어 최근 불필요한 조직을 통폐합하는 작업에 착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장기화된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로 올해 해외실적이 저조한 데다 내년 시장 전망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게다가 최근 몇년간 해외사업 부진을 감춰줬던 국내 주택 부문의 침체가 11·3대책 이후 본격적으로 현실화됨에 따라 내년 주택 경기 침체도 불가피해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개발연구원(KDI) 측도 "건설업체의 수익성이 주택건설 급증으로 인해 일부 개선됐으나, 향후 주택건설이 조정되고 금리가 상승할 경우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이 취약한 건설업체는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3분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10대 건설사의 직원은 모두 5만6816명으로, 지난해 3분기(5만7898명)에 비해 1082명 줄어들었다. 특히 정규직 직원이 4만4862명에서 4만2787명으로 2075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1650명이 감축되면서 가장 많은 인력 구조조정이 있었고, 이어 SK건설(487명), GS건설(289명),현대건설(175명), 포스코건설(101명) 순으로 직원 수가 많이 줄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