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줄이고 경영 효율성 극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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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초 임기만료를 앞둔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이 3년간 저금리·저성장 속에서 '질적 성장'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사장이 구조조정을 통해 조직의 몸집을 슬림화하고 보험업의 기본인 보장성보험 중심으로 판을 짜면서 효율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552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74.4% 증가했다. 삼성카드 지분 매입 등 일회성 이익을 빼더라도 1조2345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1조1784억원)대비 4.8% 증가했다. 영업수익은 지난해 3분기 21조2384억원에서 올해 3분기 23조2831억원으로 9.6% 늘었다.

    김창수 사장은 2014년 취임 후 조직개편과 동시에 1000여명의 구조조정을 통해 몸집을 줄여 효율성을 높였다. 아울러 △판매채널 혁신을 통한 설계사 고능률화 △보장성보험 판매 주력 △글로벌 일류 도약 등의 경영전략을 본격화했다.


    김 사장은 영업력을 키우기 위해 판매채널을 다각화했다. 올해 1월에는 기존 판매 지점 외에도 경력단절여성들의 특화조직인 '리젤(Life Angel)' 지점을 개설했다. 자녀를 돌볼 시간이 필요한 워킹맘을 위해 출근시간을 10시로 정하는 등 탄력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운영하는 게 특징이다. 삼성생명은 12월 현재 서울 강남과 강북, 인천, 수원 등 총 6개 지역에서 해당 지점을 운영하며 영업강화에 나서고 있다.

    올해 3월에는 '모바일슈랑스(모바일+인슈어런스)' 시장에 진출했다. 모바일슈랑스는 고객이 모바일 기기를 통해 보험에 가입하는 것을 말한다. 김 사장은 기존 다이렉트채널 홈페이지를 개편해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로 설계부터 가입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는 채널을 연 것이다. 6월에는 온라인 전용 변액보험을 출시하는 등 채널별로 차별화된 상품 판매에 나섰다. 그 결과 온라인시장 점유율은 작년 3분기 3.3%에서 올해 3분기 13.4%로 확대됐다.

    보장성보험 판매 중심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면서 내실도 다졌다. 보장성 보험은 사망·입원·치료·재해 등 사람의 생명과 관련한 사고에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수익성이 높은 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린 반면, 역마진 우려가 있는 저축성 보험판매는 줄이며 체질개선에 성공한 것이다.

    실제 올해 3분기까지 월평균 연납화보험료(APE, 보험료를 연간기준으로 환산한 것) 2720억원 가운데 보장성보험은 1810억원으로 전체의 66.5%를 차지했다. 작년 같은 기간 보장성보험 APE는 전체의 61.5% 수준이었다. 김 사장이 보장성보험 중심 영업 전략을 추진하면서 비중도 확대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삼성생명은 저금리 기조에 역마진이 증가하고, 자산운용수익률이 하락하는 이중고를 겪었다. 하지만 삼성생명 손해율은 보험료 상승과 보장성 보험 확대 등으로 안정화되는 추세다. 실제 김 사장이 재임하기 직전인 2013년 손해율은 86.2%였지만 지난해에는 76.8%로 10%포인트 가량 개선됐다.

    해외영업통으로 유명한 김창수 사장은 삼성생명의 해외진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중국은행과 합작으로 '중은삼성인수'를 출범하고 중국보험시장 공략에 나섰고 태국합작법인인 타이삼성도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매출이 증가하면서 성공적인 정착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해외 영업점포는 2013년 12월 말 81개에서 올해 9월 113개로 늘었다.


    한편 김창수 사장은 1955년생으로 충남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와 1982년 삼성물산에 입사했다. 그는 입사 후 삼성물산에서 해외 공사 수주를 담당한 해외통으로 알려져있다. 김 사장은 에스원 특수사업기획실장, 삼성물산 기계플랜트본부장,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을 지내고 2014년 1월부터 삼성생명을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