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도매가 14% ↓…소비자가격은 1.9% 하락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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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산지 한우 값이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소비자 가격은 꿈쩍하지 않고 있다. 수요가 줄면서 도매가격은 큰 폭으로 내렸지만, 복잡한 유통과정을 거치면서 형성된 소매가격은 요지부동이다. 이번 기회에 복잡한 유통구조를 뜯어고쳐 소고기 값에 낀 거품을 걷어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8일 농협 축산정보센터에 따르면 11월 한우 산지 가격(600㎏ 기준)은 암수 모두 552만2000원으로, 사상 최고가격을 찍은 지난 7월 암소 599만6000원과 수소 571만5000원에 비해 각각 7.9%, 3.4% 떨어졌다.

    생후 6~7개월된 송아지 값도 암송아지 256만7000원, 수송아지 315만6000원으로 4개월 전 322만5000원, 401만8000원에 비해 8.9%, 4.2% 값이 내렸다.

    지난달 한우 지육(1㎏)의 평균 도매가 역시 1만6696원으로, 두 달 전 1만9436원보다 14.1% 내려앉았다.
    그러나 소비자가격은 소폭 내리는데 그쳤다.

    축산유통종합저정보센터가 집계한 지난 7일 한우 등심 1등급(1㎏) 평균 가격은 7만8313원으로, 지난달 7만9469원보다 1.5%, 지난 9월 7만9803원에 비해 1.9% 내린 게 전부다.

    이처럼 소고기 도·소매 가격의 연동성이 떨어지는 이유는 복잡한 유통과정 때문. 소고기가 소비자에게 공급되는 과정은 크게 다섯 단계로 나뉜다. 축산농가-도축장-중도매인(경매)-가공업체-정육점(소매점)을 거치는 구조다. 이처럼 여러 단계를 거치다보니 당연히 유통 거품이 낄 수밖에 없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은 지난해 축산물 유통실태 조사보고서에서 소고기 유통 비용율이 41.5%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소비자가 낸 소고기 값 1만원 중 4150원이 여러 단계의 유통과정에서 덤으로 얹혀진 비용이라는 뜻이다.

    이에 정부는 소고기나 돼지고기의 유통거품을 걷어내기 위해 생산-도축-가공-판매를 총괄하는 통합 경영체인 '축산물 패커' 시스템 구축을 대안으로 내놨다. 2020년까지 유통브랜드 안심축산의 산지계열 농장을 200곳으로 늘리고, 공판장 중심의 안심축산 기능을 가공·유통으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생산부터 판매까지 일괄 관리하는 체계가 구축되면 현재의 복잡한 유통단계를 절반가량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농협 계통 정육식당을 600곳으로 늘리는 등 직영판매장을 확대하고 축산물 온라인 가격비교시스템도 만들어 경쟁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