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해방둥이 박삼구 회장, '그룹 재건' 위해 박차'환갑' 김재율·박철홍·최치훈 사장, 안정적 성과…정상화 안착한찬건 사장, 해외 실적 증가…연임은?
  • ▲ (좌로부터) 박삼구 금호산업 회장, 김재율 대림산업 사장, 박철홍 한라 사장,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한찬건 포스코건설 사장. ⓒ뉴데일리경제 DB
    ▲ (좌로부터) 박삼구 금호산업 회장, 김재율 대림산업 사장, 박철홍 한라 사장,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한찬건 포스코건설 사장. ⓒ뉴데일리경제 DB


    정유년 '붉은 닭'의 해가 열흘 남짓 남았다. 12간지 동물 중 유일하게 날짐승인 닭은 뛰어난 지능과 예견력 그리고 결단력의 상징이다. 특히 정유년의 '정(丁)'은 '붉은', 혹은 '밝다'는 것을 뜻한다. 국내 건설·부동산 경기의 불확실성이 확산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닭띠 건설업계 CEO의 단호한 리더십이 요구되고 있다.

    20일 시공능력평가 상위 30개 기업의 대표이사 가운데 박삼구 금호산업 회장(45년생)이 닭띠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김재율 대림산업 사장 △박철홍 한라 사장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한찬건 포스코건설 사장 등이 내년에 환갑을 맞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삼구 회장의 금호아시아나그룹 재건 일환 중 하나로 지난해 인수를 마무리한 금호산업은 6년 만에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졸업했다.

    금호산업은 올 들어 주택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실적을 거뒀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3분기 누적 매출액 9055억원, 영업이익 267억원, 당기순이익 88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에 비해 누적 매출액은 줄어들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개선됐다.

    신규 건축 현장의 착공 증가, 주택 부문 수익성 호조 지속 등으로 영업이익이 개선됐으며 당기순이익은 영업이익 증가세와 더불어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지분법이익 증가, 베트남 금호아시아나플라자사이공 매각에 따른 처분이익 등으로 크게 확대됐다. 재무구조도 큰 폭으로 개선돼 부채비율이 251%까지 줄었다.

    지난 8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의 갈등이 봉합된 가운데, 박삼구 회장의 남은 과제는 '금호타이어 인수'다. 내년 초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인 금호타이어 인수전은 중국업체들이 가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층 경쟁이 치열해 진 상황. 그룹 내에서는 우선매수권을 청구, 인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박철홍 한라 사장 역시 전문성과 경험을 토대로 회사를 정상궤도에 올려놓았다.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4206억원, 영업이익 200억원, 순이익 4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에 비해 매출은 소폭 줄어들었으나, 영업이익은 31.9%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경기 시흥시 배곧신도시 등 앞서 분양한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매출이 발생하면서 재무구조에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금융비용을 줄이고, 알짜 사업지 수주에 적극 나서는 등 박 사장의 역할도 적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다.

    한라 측은 "동반성장·정도경영·투명경영을 강조하는 박 사장의 리더십에서 비롯된 결과"라며 "지속적인 실적 개선과 차입금 감소 등으로 재무구조가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기획제안형 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발굴로 사업 수익성 및 안정성 제고는 물론, 안정화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미래성장동력 발굴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치훈 사장의 삼성물산은 당분간 기업가치를 올리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제일모직과의 합병으로 주춤했던 실적이 반등하고 있는데다 삼성그룹이 삼성물산 합병안을 검토하는 데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다.

    특히나 삼성물산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설 부문의 실적 개선이 더욱 중요해졌다. 삼성물산은 1분기 건설 부문에서 415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크게 부진했다. 해외사업에서 발생한 가능성이 높은 손실을 미리 재무제표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건설 부문은 2분기와 3분기에 각각 영업이익 1180억원, 1530억원을 달성하며 정상궤도로 진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A금융투자 건설 부문 애널리스트는 "올해 삼성물산은 해외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단 한 건도 수주하지 않았다. 호주 로이힐 프로젝트의 수습을 진두지휘했던 최치훈 사장이기 때문에 이해가 가는 부분"이라며 "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변수지만, 삼성물산은 내년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대표이사로 선임된 김재율 사장은 대림산업 석유화학부 대표를 맡고 있다. 1984년 LG화학에 입사한 뒤 LG화학 ABS/EP사업부 부장(전무)을 지내다가 2013년 말부터 대림산업 석유화학부문을 이끌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대림산업 석유화학 부문은 판가 유지 노력과 원료값 하락, 원가개선활동 등으로 원가율(74.1%)이 지난해 3분기에 비해 3.4%p 개선됐다. 3분기까지 누계 실적으로도 스프레드 확대로 연결영업이익(30%↑) 및 지분법이익(50%↑)이 모두 증가했다.

    4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이라는 게 금융투자업계 전망이다. 금융권에서 전망하는 석화 부문의 4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에 비해 19% 늘어난 392억원으로 추산된다. 여천NCC 등 지분법 회사 역시 업황 호조를 보인 덕에 영업이익이 3분기보다 13%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반해 한찬건 포스코건설 사장의 2017년은 쉽게 점쳐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8개월에 걸쳐 검찰수사를 받은 포스코건설은 올 들어 한 사장을 내세우면서 분위기 쇄신에 나섰으나 쉽지 않은 상황이다.

    브라질 CSP제철소 프로젝트에서의 추가비용 투입 등으로 3분기까지 4000억원에 가까운 영업실적을 기록 중이다.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와중에 6월에는 경기 남양주시 진접선 공사 현장에서 안전사고가 발생, '안전불감증'이 여전한 건설기업으로 오명을 썼다. 또 최근에는 부산 해운대 '엘시티' 사업으로 '최순실 게이트'에 엮이면서 안팎으로 힘들어 보인다.

    다만 한 사장이 내세울 수 있는 부분은 해외 신규수주 부문이다. 대우인터내셔널에서의 다양한 글로벌 경험과 영업능력을 높이 평가받아 사장 자리에 오른 만큼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이다.

    20일 기준 포스코건설의 해외 신규수주액은 모두 19억1418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2배 증가했다. 국내 건설사들의 신규 수주액이 452억달러에서 243억달러로 46.1% 줄어든 가운데 거둔 실적으로, 더욱 돋보인다. 특히 신규수주액 상위 5개 건설사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1년씩 계약하는 포스코건설 사장직의 특성상 연임 가능성이 낮게 점쳐지지만, 한 사장의 해외수주능력을 높게 평가하는 일각에서는 연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시평 순위 30위 내 대표이사 가운데 최고령은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35년생)이며 최연소 대표이사는 이승찬 계룡건설산업 사장(76년생)인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