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사업 등 리스크 상존…등급전망‧신용하향 조정
  • ▲ GS건설이 시공 중인 '포항 자이' 현장. ⓒ성재용 기자
    ▲ GS건설이 시공 중인 '포항 자이' 현장. ⓒ성재용 기자


    연말 건설업계에 구조조정 한파와 함께 신용등급 하락 칼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해외사업 부실과 국내사업 불확실성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여기에 내년 전망마저 부정적으로 제기돼 올 들어 신용등급이 상향 된 곳보다 하향조정된 곳이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포스코건설 신용등급 전망은 지난 16일 나이스신용평가를 필두로 22일 한국기업평가, 23일 한국신용평가로부터 잇달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됐다.

    국내 3대 신용평가 기관인 이들 3사가 포스코건설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이유는 △해외사업에서 대규모 손실발생에 따른 영업수익성 저하 △국내 민간개발사업의 우발채무 리스크 확대 △차입부담 확대에 따른 재무안정성 저하 크게 세 가지다.

    실제 포스코건설의 브라질 CSP제철소 프로젝트는 공사 지체상금 등의 협의문제로 여전히 준공승인 전이며, 주요 진행 해외 프로젝트 원가율 수준 역시 95% 안팎으로 부진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준공이 2017년으로 예정돼 있어 준공시점 전후로 추가 손실 가능성도 내재돼 있다. 또 내년 2월 흡수합병 예정인 포스코엔지니어링 진행사업장의 높은 원가율 역시 수익성 저하를 가속화할 요인으로 지적된다.

    개발사업 리스크도 확대되고 있다. 송도국제도시개발 사업의 경우 만기도래 PF차입금(8787억원)에 대한 채무인수 결정을 고려할 때 해당 우발채무를 포스코건설이 직접 부담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해당사업은 현재 매각대상 자산과 잔여 분양가구 규모가 과중한 상태로, 당초 계획된 분양일정이 지연 중인 것을 감안하면 포스코건설에 장기적으로 재무부담이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또한 2015년 하반기 이후 해운대 엘시티 복합사업, 고양관광문화단지(한류월드) 주상복합 등 대규모 민간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책임준공 의무를 지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때문에 민간개발사업에 대한 잠재위험, 부동산경기 둔화 및 입주율에 따른 공사비 선투입 부담에 대한 모니터링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재무안정성 저하도 지적된다. 송도 사옥 시행사인 피에스아이비(특수목적법인) PF대출 대위변제(3567억원)와 대금회수 지연으로 유동성 부담이 증가한 브라질법인 자금(1991억원) 지원으로 인해 순차입금이 2015년 말 이후 7691억원 증가했다. 또 지급보증이 제공돼 있지 않은 포스코ENG의 차입금 역시 합병 이후 포스코건설로 이관됨에 따라 실질적인 차입금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GS건설의 경우 19일 나이스신평, 23일 한신평으로부터 장·단기 신용등급을 'A(부정적)·A2'에서 'A-(안정적)·A2-'로 강등됐다. GS건설 역시 해외플랜트 부문의 손실 규모 확대와 개선이 더딘 재무안정성 등이 지적됐다.

    실제 GS건설은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한 주요 손실 플랜트공사들의 완공이 지연되면서 관련 미청구공사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건축(주택 포함)부문의 우수한 채산성에도 불구하고 GS건설의 전체 EBIT/매출액은 약 1%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플랜트부문은 2016년 부문별 영업적자 규모가 확대돼 왔으며 주요 손실 프로젝트의 선투입자금 회수 지연 등으로 2015년 이후 영업활동현금흐름도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현재 GS건설 측은 현장별 CO(Change Order) 및 EOT(Extension of Time) 협상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도모하고 있으나, 이를 통해 주요 손실 현장의 미청구공사 위험이 유의미하게 감소할 수 있을 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저조한 재무안정성도 이어지고 있다. 2014년 유상증자(5500억원), 2015년 파르나스호텔 지분 매각(7500억원) 등에도 불구하고 약화된 이익창출력 및 매출채권 회수 지연으로 2016년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이 282.3%, 총차입금/EBITDA 배수가 18.8배를 기록하는 등 재무안정성 지표가 개선되지 못한 상태다.

    이와 함께 분양성이 미흡한 장기 미착공 현장의 우발채무가 재무안정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0월 양주백석아파트 사업의 우발채무 현실화로 약 1900억원의 차입금을 GS건설이 인수한 바 있다. 신규 시행사가 선정되지 않을 경우 2017년 중에 약 1600억원의 차입금이 추가적으로 인수될 예정이다. 이밖에 경기 용인시 신봉2구역(1650억원), 경기 고양시 식사2구역(1400억원) 등 4000억원을 웃도는 장기 미착공 현장의 우발채무 역시 재무안정성 개선 가능성을 제한하고 있다.

    최근 1년간 두 차례 신용등급이 강등된 두산건설은 최근 한기평이 장기신용등급에 대한 추가 모니터링을 계획하고 있다. 자구계획을 통해 차입금을 축소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차입 부담이 과중하고, 단기화된 만기 구조가 지속되면서 유동성 위험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두산건설은 자산 매각으로 인한 차입금 축소에도 불구하고 11월 말 차입금 규모가 9000억원대를 기록 중이며 전체 차입금의 75%가 1년 이내 만기가 돌아올 예정이다. 

    또한 3분기 누계 기준 원가율 하락으로 영업흑자를 달성했지만 여전히 금융비용 부담을 충당하지 못하고 있다. 또 영업외 부문에서 플랜트 기자재 사업부 매각과 관련해 1089억원의 중단영업손실이 계상되면서 분기순손실 규모는 1464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신평사들이 내년 건설업 신용전망을 부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우건설과 대림산업 등 다른 대형건설사들 역시 여전히 플랜트부문에서의 영업적자가 지속되고 있어 내년에도 건설사 신용등급이 줄줄이 하향 조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로 3분기 말 누적 기준 대형건설사 9곳의 매출채권이 모두 25조7800억원에 달하는 등 신용등급을 떨어뜨릴 요소들이 상존하고 있다.

    한기평 측은 "내년 건설업의 사업환경은 비우호적일 것"이라며 "해외 부문의 수주 회복과 손실 축소 여부가 건설업체 실적 변동에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나이스신평은 "주택 분야에서 입주 리스크가 커질 수 있고, SOC 예산은 축소 추세"라며 "해외 부문의 수익성 역시 당분간 저조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들 3개 신평사는 올 들어 포스코ENG(BBB+), 두산건설(BB+), 성창이엔씨(BB) 등에 대한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바 있으며 대우건설의 신용등급을 등급하향검토 대상에 등재했다. 같은 기간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된 곳은 신세계건설(A)에 불과했으며 등급전망이 개선된 곳도 현대산업개발(긍정적)과 한라(안정적) 두 곳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