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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최근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상 지원금 상한제를 오는 9월 자동 일몰할 것으로 확정한 가운데, 10월 이후에도 이통사들의 큰 폭의 지원금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이통사가 보조금을 지금보다 추가 지원할 경우 현재 '20% 요금할인제' 할인율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단통법으로 제한된 보조금의 경우 제조사와 이통사가 공동으로 비용을 부담하지만, '20% 요금할인제'는 전적으로 해당 이통사가 지원하는 구조인 만큼, 이통사 입장에서 부담 되지 않는 수준에서 지원금을 조정할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방송통신위원회는 정유년을 맞아 '2017년 통신분야 주요 업무계획'을 내놓고, 오는 9월까지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 '자동 일몰'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원금 상한제는 단말기 지원금을 최대 33만원까지 제한한 제도로, 그동안 이통사 곳간만 두둑히 채워준다는 비난에 조기 폐지설이 나돌기도 했지만, 일몰규정에 따라 9월30일 폐지된다.
이에 따라 일반 소비자들은 지원금 상한제가 폐지되면 단통법 이전처럼 '이통사-제조사'들의 보조금 경쟁이 치열하게 일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원금 상한제가 폐지돼도 단통법 이전과 같은 '보조금 경쟁'이 일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지원금이 지금의 33만원보다는 소폭 오르겠지만, 이통사가 지원금을 추가 지급하면 '20% 요금할인제' 할인율도 상향조정이 불가피해 출혈이 큰 지원금을 무작정 올리기는 예전처럼 쉽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20% 요금할인은 휴대전화를 구매할 때 보조금(지원금) 대신 매달 요금할인을 받는 제도다. 지난 2014년 단통법 시행 후 도입돼 2015년 4월 할인율을 기존 12%에서 20%로 상향한 후 가입자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기대치 이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행 단통법상 이통사가 지원금을 추가 지급하면 선택약정요금의 할인율도 상향조정해야 구조다. 상한선이 없어져도 지원금이 올라가기 힘들 것"이라며 "지원금 상한제의 일몰로 이통사의 마케팅 비용이 증가할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업계는 소비자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관점에서 지원금 상한제 폐지 이후의 시장 활성화 가이드라인을 정부가 조속히 내놔야 한단 지적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단통법을 둘러싼 잡음은 끊이질 않았다. 보조금을 규제해 해외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가격이 오히려 비싸지는 등 소비자를 위한 파격적 할인 마케팅은 꿈도 꿀 수 없었다"며 "조기폐지되지 않고, 9월까지 중소유통점과 소비자들이 겪을 불편을 생각해서라도, 이통사들의 '보조금 경쟁' 체제를 열 수 있는 방안을 내놔 관련 시장 활성화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경제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선 규제가 아닌 경쟁이란 대원칙만 지키면 어려워질 것이 없다"며 "정부가 국민 가계통신비 부담을 줄이고 침체된 국내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다시 머리를 맞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