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대 총장만 '역대총장' 소개 담겨…최 전 총장 누락, 이화여대 "고의 아니다" 해명
  • ▲ 24일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이 영장실질심사에 앞서 서울 대치동 특별검사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특검은 지난 22일 업무방해 혐의로 최 전 총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뉴시스
    ▲ 24일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이 영장실질심사에 앞서 서울 대치동 특별검사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특검은 지난 22일 업무방해 혐의로 최 전 총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뉴시스


    현재 총장 공석으로 직무대행체제로 운영 중인 이화여자대학교가, 임기를 채우지 못한 총장을 '역대총장' 목록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130년 역사상 처음 발생한 현직 총장의 불명예 퇴진을 의식해, 학교 측이 일부러 누락시킨 것 아니냐는 짐작도 나올 정도다.

    24일 이화여대에 따르면 현재 이대 홈페이지에 게재된 '이화여대를 이끌어온 역대총장'에서는 최경희 전 총장을 제외한 14명의 전직 총장만 소개되고 있었다.

    해당 페이지에는 1~14대 총장의 사진, 인사말 등이 담겨 있지만 최 전 총장은 역대 총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지 못했다.

    이화여대는 15대 총장이었던 최경희 전 총장이 지난해 10월 사임 후 부총장 대행체제로 운영 중이며, 16대 총장 선출은 미진한 상태다.

    교육부 '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사업'에 이화여대가 선정되자 학생들은 '학위장사' 등을 지적하며 본관 점거 농성에 돌입했고, 최순실씨(61·개명 후 최서연)의 딸 정유라씨(21·개명 전 정유 연) 입학·학사 특혜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학교 명성에 흠집이 났다.

    이 같은 논란에 학생·동문 등은 최경희 전 총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약 3개월간 버티던 최 전 총장은 취임 2년만에 많은 논란만 남기고 결국 사임, 1886년 이대 개교 이래 최초로 총장직 중도 하차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 ▲ 이화여대 역대총장 페이지 캡처 화면. 15대 총장이었던 최경희 전 총장은 제외된 상태다.
    ▲ 이화여대 역대총장 페이지 캡처 화면. 15대 총장이었던 최경희 전 총장은 제외된 상태다.


    최경희 전 총장과 함께 정유라에 대한 각종 특혜 제공 의혹을 받은 이화여대 류철균 교수, 남궁곤 교수, 김경숙 교수, 이인성 교수 등 4명은 현재 구속된 상태로, 최 전 총장은 이날 구속 여부가 결정된다.

    이들 교수에 대한 정보는 이화여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이 가능한 반면 최경희 전 총장의 경우 역대 총장 목록에서 볼 수 없었다.

    대학가에서는 이대가 일부러 최 전 총장의 이력을 역대 총장 목록에서 제외한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A대학 관계자는 "이대에서 역대 총장을 소개하면서도 중도 퇴임한 총장을 뺀 것은 좋지 않은 인식 때문에 그런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또다른 대학 관계자는 "이화여대의 상황은 잘 모르지만, 타 대학의 경우 잠시 임기를 맡은 총장도 '역대 총장'에 포함하고 있다"고 전했다.

    '역대 총장'에서 최경희 전 총장을 고의로 빠뜨린 것은 아니라고 이화여대 측은 해명했다.

    이대 관계자는 "최경희 전 총장은 학교 역사 연혁에 기록돼 있다. (역대 총장에는) 미처 올리지 못했다.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원래는 임기가 끝나면 나중에 다른 내용을 추가하면서 탑재한다. 일부러 누락한 것은 아니다. 아직 정리가 안된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구속된 교수들은) 현재 징계 결정이 확정되지 않아 학교 홈페이지 검색에서 교수로 소개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화여대 학교법인 이화학당은 제16대 총장 선출 선거에 대한 선거권자 비율을 교수 중심으로 결정하면서 직원·학생 등이 반발,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