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연구진 "요통, 염증에 의해 생기는 경우 적어…부작용 발병률 높아 복용에 유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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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 관련사진.ⓒCU
두통‧생리통 등 각종 통증 해소에 탁월한 진통제인 ‘이부프로펜(상품명 부루펜)’, ‘아세트아미노펜(상품명 타이레놀)’이 요통엔 효과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호주 조지 보건 연구소는 최근 이부프로펜을 복용한 환자 6명 중 1명만이 요통에 대한 통증 완화 효과를 느낄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연구팀은 의학전문학회지 ‘류마티즘 질환(Journal Annals of the Rheumatic Diseases)’에 보고된 35개의 논문을 종합해 분석했다.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6000명이 넘는 환자 데이터를 추출해 위약(가짜약)과 비스테로이드성(NSAIDs) 소염진통제 복용 군을 나눠 통증 완화 정도를 분석했다. 비스테로이드성(NSAIDs) 소염진통제는 이부프로펜‧아세트아미노펜 등이 사용됐다.
연구팀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허리 통증을 경감하기 위해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크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복용 군 가운데 약 0.16%만이 요통 증상이 완화됐기 때문이다. 반면, 위궤양‧위출혈 등의 부작용 발현율이 소염진통제 복용 군이 위약 군보다 약 2.5배 증가했다.
해당 연구팀을 이끈 마누엘라 페레이라 교수는 “소염진통제를 복용한 6명 중 단 1명에게만 약효가 나타났으며, 약효도 위약과 비교했을 때 유의할 만큼 오래가지 않았다”며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복용 시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을 감안하면 해당 약물이 통증 완화의 답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두통‧생리통 등 다른 통증에 효과가 좋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가 유난히 요통에 효과가 적은 이유는 작용 기전이 다르기 때문이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는 염증에 의한 통증에는 작용하지만, 요통은 신경 눌림 등에 의해 발생하므로 기대하는 치료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게 연구팀 주장이다.
페레이라 교수는 “허리 통증은 척추관협착증이나 디스크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는 염증에 의해 생긴 통증인 관절염 등에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내 의료진은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다른 입장을 내비쳤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박희민 교수는 “갑작스럽게 생긴 요통은 근육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한 염증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제 임상에서 처방하다보면 요통에 효과를 보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며 “다만,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는 만성적으로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사용할 때 좀 더 신중히 써야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요통은 한국인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질병 2위에 오를 정도로 한국인 일상을 힘들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병원 예방의학교실 윤석준 교수진이 국민건강보험 진료 빅데이터와 313개 질환을 4년에 걸쳐 살펴 한국인이 어떤 질병으로 고생하는지를 분석한 결과, 요통이 한국인을 괴롭히는 질병 2위에 올랐다.
윤석준 교수는 “하루 종일 앉아서 일하는 직장인이나 학생, 퇴행성 척추 질환을 앓는 노인이 늘면서 요통도 한국인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며 “허리 통증을 예방하기 위해 올바른 생활습관을 들이고 적절한 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