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으로 인한 스트레스 받는 상황과 대처법, 노트에 써놓는 것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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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이 결혼이 맞는 건가, 정말 이 사람이 내 사람인가… 굳이 결혼해야 하나.”
#결혼을 20여일 앞둔 직장인 이 모씨는 무기력감‧우울‧불안에 일이 손에 잘 잡히지 않는다. 결혼‧업무‧집안일 등 병행하면서 쌓여온 스트레스 혹은 미래를 함께할 배우자에 대한 불안감 때문인지 결혼을 앞두고도 설레지 않기 때문이다.
‘메리지 블루(Marriage Blue‧결혼 전 우울증)’라고 불리는 이런 증상은 결혼을 앞둔 사람에게 일시적으로 생기는 현상이다. 결혼 전 생기는 무기력감‧우울 등을 명명하는 의학적인 소견은 아직 없지만, 일종의 ‘적응 장애’라고 볼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박희민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메리지 블루는 극심한 스트레스 때문에 생긴 적응 장애 중 하나”라며 “적응 장애란 새로운 환경을 준비하고 적응하는 과정에서 받는 스트레스로 정서적‧육체적 이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적응장애는 증세가 명확하게 ‘환경 변화’에 의해 나타나고, 스트레스를 주는 환경이 없어지면 3~6개월 내에 호전된다. 이때, 인간은 새로운 환경에 자신을 맞춰 가는 ‘대처 매커니즘’을 작동하고, 서서히 변화에 적응하게 된다.
메리지 블루를 겪는 대부분의 사람이 결혼 후 안정을 찾게 되면, 증상이 줄어드는 것처럼 말이다.
메리지 블루를 경험하더라도, 실제로 병원을 찾는 경우는 드문 편이다. 본인이 무기력감‧우울‧불안감 등을 일으키는 원인을 인지할 수 있기 때문에 친구나 지인에게 조언을 구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완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혼 전 우울‧불안감을 느꼈다면, 결혼 후에 있을 임신‧출산 등의 변화에도 쉽게 우울해질 수 있어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주장이다.
박준성 두드림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은 “임신‧출산‧육아 스트레스로 내원한 환자를 살펴보면, 결혼 전 메리지 블루를 경험했던 경우가 많다”며 “결혼이라는 큰 변화로 인한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근본적인 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즉, 본인만의 스트레스 대처 능력을 계발해야 일과 결혼생활, 자녀양육 등을 건강하게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박준성 원장은 “결혼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과 대처법을 노트에 미리 써놓아 어떻게 반응하면 좋을 지 생각해두는 것도 좋다”며 “배우자와 함께 서로의 역할을 반대로 해보는 것도 메리지 블루를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상대방 입장을 헤아리고 인내하면서 적절히 감정을 통제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박희민 교수도 “내가 생각하는 기준과 배우자의 기준이 다를 경우 누구나 당황하기 마련이다”며 “역경이 있어도 본인이 행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단 의지만 있다면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고 믿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