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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요 은행 수장들의 임기가 2년으로 축소되는 추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이광구 우리은행장을 비롯해 위성호 신한은행장(내정),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모두 2년 임기로 수장 자리에 올랐다.
이로써 은행장의 임기가 3년이라는 통상적인 개념이 깨진 것이다.
특히 이광구 우리은행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의 경우 이전에도 3년의 임기가 안됐다.
2014년 우리은행 수장 자리에 앉은 이광구 은행장은 민영화 성공을 약속하며 기존 3년의 임기를 2년으로 시작해 이번에 연임에 성공했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도 지난 2015년 9월 통합은행장으로 역할을 수행하며 올해 3월 임기 만료까지 1년 6개월의 시간밖에 가지질 못했다.
당초 짧은 은행장 임기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던 게 사실이다. 자칫 무리한 경영 목표로 단기 실적에만 치중하지 않겠냐는 시선이 우세했다.
그러나 이들은 단기 목표보다 이전부터 이루지 못했던 과제들을 먼저 해결하며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닦는데 주력했다.
실제 이광구 은행장은 2년 만에 우리은행 민영화를 성공시키며 약속을 지켰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역시 구 하나은행과 구 외환은행 간 전산통합을 주도하며 통합은행으로써 진용을 마무리했다.
오는 11월 임기를 앞둔 KB금융지주 윤종규 회장 역시 2년의 시간 동안 굵직한 과제를 해결해 연임 가능성을 높였다.
윤종규 회장은 보험, 증권 M&A를 주도하며 금융지주 내 비은행 부문의 덩치를 키웠으며 오랜 염원인 통합사옥도 마련했다.
또 윤 회장은 그동안 전임 은행장과 회장들이 시도하지 못한 은행의 적극적인 군살빼기를 시도하며 비용효율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업계는 KB금융지주가 윤종규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점치면서도 회장-은행장 분리도 있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단, 이 경우 은행장의 임기는 2년으로 낮출 것이란 예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은행장의 임기는 3년이란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다”며 “재평가 받는 시기는 짧아졌지만 중장기 목표와 실행 여부를 매번 평가함으로써 경영진과 이사진이 서로 검증하는 역할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주요 은행장은 2년의 임기를 부여받았지만 또다시 숨 가쁘게 내달려 할 처지다.
우리은행은 궁극적인 목표로 지주회사 전환을, 신한은행은 글로벌과 디지털 사업 확대를 중장기 핵심 사업으로 선정해 놓은 상태다.
KEB하나은행도 올해 통합은행으로써 걸맞은 실적을 보여줘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