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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답지 않은 중국의 사드보복에 한국경제가 얼어붙고 있다. 방어용 미사일 기지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1차 타깃이 된 롯데그룹 뿐 아니라 항공, 관광, 서비스 분야 등 전방위적인 피해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지나친 쏠림과 편애, 중국의 국가정체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 지금의 위기를 키웠다는 지적이 많다.
◆ 중국의존도, G20 국가 중 2위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총 1224억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25.1%를 차지했다. 중국과의 교역을 통해 벌어들인 흑자규모도 374억달러로 교역 상대국 가운데 가장 컸다.
주요 20개국(G20) 중 중국의존도가 30%에 육박해 호주 32.5%에 이어 두번째로 높았다. 일부에서 주장하는 경제적 종속 논란이 괜한 소리가 아니다.
관광분야는 훨씬 심각하다. 지난해 방한 외국인은 1724만명, 이중 중국인 관광객은 807만명으로 47%를 차지했다. 외국인 관광객 2명중 1명은 중국인 셈이다.
방한 중국인의 40%는 중국여행사를 통한 패키지형 유커인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단체관광 등을 금지한 사드보복으로 인해 최대 400만명의 방한 길이 끊길 것으로 보고 있다.
◆ 중국발 쇼크 이미 수차례 경험한 세계경제
중국이 세계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세계는 이미 수차례 중국경제의 위험성을 경험한 바 있다. 20세기말 유럽을 휩쓸었던 ‘황화론(黃禍論·Yellow Peril)’에 대한 우려가 21세기에도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15년 8월 24일 뉴욕증시는 파랗게 질렸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588.47포인트(3.58%) 떨어진 1만5871.28로 장을 마쳤다. 588포인트가 빠진 것은 2011년 8월 이후 가장 큰 폭락이었다. 나스닥지수 역시 179.79포인트(3.82%) 떨어진 4526.25에 장을 마쳤다.
당시 뉴욕증시 급락은 바로 전날 중국 상하이 증시가 8.49% 떨어진데 따른 후폭풍으로 해석됐다. 중국의 경기 둔화가 세계경제 전체의 부진으로 이어지고 결국 미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순식간에 투자심리가 얼어버린 것이었다.
그 무렵 중국발 쇼크로 인해 뉴욕증시, 일본 닛케이지수, 홍콩 항셍지수, 유럽증시가 줄줄이 폭락하면서 전세계에서 시가총액은 5조 달러(5700조원)가 증발됐다.
◆ 일본 사례 '반면교사'
일본은 2012년 센카쿠(중국명 다오위다오) 열도 영유권을 둘러싸고 중국정부와 갈등을 겪었다.
중국은 곧바로 일본경제에 대한 다각적인 압박을 가했다. 중국의 보복으로 한 달 만에 도요타의 중국 자동차 수출은 80%가 감소했고, 일본행 비행기 5만2000여석이 취소됐다.
당시 일본경제는 큰 충격을 받았지만, 이후 생산시설 건설이나 투자를 중국에서 동남아시아로 돌려 중국에 대한 무역의존도를 대폭 낮추는 작업에 돌입했다. 그 결과 2011년 19.7%까지 올라갔던 중국에 대한 수출 비중은 2016년 현재 17.5%로 줄어들었다.
한국도 뒤늦게나마 중국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무역투자진흥공사가 동남아에 진출한 외국 기업과 협력을 본격화하고, 한류 거점 마케팅을 통한 소비재 진출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도 그 일환이다.전문가들은 이번 기회에 단기적 대응보다는 중국 외 신흥아시아 국가 등으로의 다변화 투자전략으로 한국경제의 체질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