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첫 22조 돌파에도 영업익 5.7% ↓美 관세 대응·경쟁 심화로 마케팅비 증가가전·전장·HVAC 매출 분기 최대 달성“3·4분기 관세 영향 본격화 전망”생산기지 최적화·판가 인상 검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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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1분기 최대 매출액 달성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줄어든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생활가전과 전장(VS), 냉난방공조(HVAC) 등 사업이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내며 선방했지만, 미국 관세 리스크 대응을 위한 비용이 늘어난 데다 경쟁 심화와 환율 변동 등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늘어난 탓이다.LG전자는 2분기에도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생산기지 최적화, 시장별 맞춤형 대응 전략 등으로 돌파하겠다는 방침이다.24일 LG전자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2조7398억원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종전 1분기 최대 매출이었던 작년 1분기 21조959억원보다 7.8% 증가한 수치로, 사상 최대 매출이다.영업이익도 1분기 기준 6년 연속 1조원을 웃돌았다. 다만 직전 년도보다는 5.7% 감소한 1조2591억원에 그쳤다. 순이익은 8756억원으로 49.6% 늘었다.LG전자는 “전사 영업이익은 미국 관세 리스크 대응을 위한 비용 증가와 경쟁 심화, 환율 변동 등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매출 성장 효과와 기업간거래(B2B) 사업의 수익 기여 확대, 원가 및 비용 절감 노력을 통해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사업부문별로 보면 가전(HS)사업본부는 1분기 매출액 6조6968억원, 영업이익 6446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9.3% 늘었고, 영업이익도 9.9% 증가했다. 미국 관세 정책 변화 영향과 지정학적 이슈가 지속되며 경기회복이 지연된 가운데서도 시장별 신모델 출시, 볼륨존 공략 강화 등 기존 사업의 실행력을 강화하고 온라인·구독 확대 등을 통해 역대 기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특히 구독사업은 LG전자의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하며 꾸준히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LG전자에 따르면 국내 구독사업은 대형 가전 및 차별화된 케어 서비스 기반 구독 확대에 힘입어 매출액 5조6000억원을 달성했다. 작년 1분기 구독사업 매출 4조1000억원 대비 36% 증가한 수준이다. 해외 구독사업 또한 사업 확장 초기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대상 국가 확장과 판매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전략에 힘입어 높은 매출을 냈다.미디어솔루션(MS)사업본부는 1분기 매출액 4조9503억원, 영업이익 49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2.2% 감소했으며, 영업이익도 97.3% 줄었다. 계절적 비수기에 진입한데다 소비심리 둔화에 따른 하드웨어 매출이 줄며 매출이 줄었고, 액정표시장치(LCD) 패널가격 상승과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이 늘며 수익성이 크게 감소했다.전장(VS)사업본부는 1분기 매출액 2조8432억원, 영업이익 1251억원을 달성했다. 작년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6.8%, 141.5% 증가한 수치로 전 분기 통틀어 최대 실적이다. 유럽 OEM 고객사 판매와 안정적 수주잔고를 기반으로 꾸준한 매출이 발생한 덕이다. 매출이 늘어난 동시에 제품믹스를 개선하며 수익성도 크게 개선됐다.에코솔루션(ES)사업본부는 1분기 매출액 3조544억원, 영업이익 4067억원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8%, 영업이익은 21.2% 늘며 모두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벽걸이 제품의 가격 커버리지 확장을 통해 아시아, 인도, 중남미 등 해외 신흥시장 중심 매출이 확대됐고 국내의 경우 에어컨 및 공기청정기 신제품이 인기를 거두며 매출과 영업이익을 개선했다.시장에서는 하반기로 갈수록 LG전자의 상황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관세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상고하저 패턴의 실적을 낼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이날 LG전자의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관세와 관련한 질문이 쏟아졌다.LG전자의 미국향(向) 매출 비중은 전사 매출의 약 20%대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한국과 베트남 등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데 이들 국가 모두 높은 관세율이 매겨진 상황이다.LG전자도 “2분기 미국 관세 정책 리스크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소비심리 위축 우려 등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이라면서 “주요 사업의 더딘 수요 회복세 및 환율 변동성, 원가 상승 요인이 사업의 부담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장 2분기에는 큰 영향은 없지만 3·4분기에는 향후 관세가 계속 본격화되면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다만 긍정적인 사업 기회도 존재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예컨대 시장이나 신사업 측면에서 소득 양극화에 따른 프리미엄 제품 리더십 강화, 중앙아시아나 카리브 등 신시장 매출 확대 등 기회가 있다는 것.LG전자는 미국 관세 정책 변화 리스크는 유연한 글로벌 생산체계 기반의 기민한 생산 최적화를 통해 적기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통상 환경 악화에 따른 경기둔화 및 수요성장 정체 우려는 각 지역별·세그먼트별 특화된 대응 전략을 통해 프리미엄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보급형 제품 판매도 늘려나간다. 또한 유통과 협의를 통해 일정 수준의 판가 인상을 통한 대응도 검토 중이다. 환율 변동성은 선제적 오퍼레이션 효율성 제고를 통해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 한다는 방침이다.한편, LG전자는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제기된 인도법인 기업공개(IPO) 연기설과 관련 “현재 당사의 재무 상황이 매우 안정적이고 인도법인의 사업 성과 또한 꾸준히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무리하게 상장을 서두르기보다는 인도법인의 공정 가치를 확보할 수 있는 시장 상황, 그리고 상장을 통해 추진하는 주요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는 시점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할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