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0.13% 약보합 … 코스닥은 보합권 마감필수소비재·엔터·게임 등 경기방어주 강세 보여“올해 성장률 0%대 진입 우려 … 정책 지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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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한국 경제가 다시 뒷걸음질 쳤다. 소비와 투자, 수출이 모두 감소하며 분기 성장률은 –0.2%를 기록한 가운데, 국내 증시 투자자들은 경기방어주로 눈을 돌렸다. 전문가들은 내수 반등 지연·수출 감소가 지속되고 있어 당분간 경제 성장은 제한될 것으로 봤으며 강도 높은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2525.56)보다 3.23포인트(-0.13%) 내린 2522.33으로 약보합 마감했다. 지수는 전장 대비 0.22포인트(-0.01%) 내린 2525.34로 출발한 후 약세를 지속했다. 코스닥 지수의 경우 전날과 같은 726.08에 보합으로 거래를 마쳤다.국내 증시 양대 지수에서 개인은 1627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3억원, 2286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날 투자자들은 한-미 간 통상협의를 앞두고 관망세를 보인 가운데, 개장 전 발표된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2%로 역성장한 점이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했다.이에 투자자들의 발길은 경기 침체기에 강세를 보이는 경기방어주로 향했다.식료품 등으로 구성된 ‘KRX 300 필수소비재’ 지수와 ‘KRX 필수소비재’ 지수는 이날 각각 1.13%, 1.02% 상승했는데, 이는 거래소가 산출하는 34개 KRX 산업지수 중 ‘KRX 건설(1.57%)’, ‘KRX 기계장비(1.28%)’에 이은 3, 4위다.또 다른 경기방어주로 꼽히는 ‘KRX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지수도 0.19% 강세를 나타냈다. ‘KRX 방송통신’ 지수의 경우 최근 10거래일(10~23일) 연속 상승(+7.72) 흐름을 보이다 숨 고르기 양상을 보이며 0.45% 하락 마감했다.테마 지수 가운데에서는 ‘KRX 게임 TOP 10’ 지수가 1.45% 오르며 34개 테마형 지수 중 3위에 올랐다. 게임주는 대내외 경기에 민감하지 않고 실적에 따라 주가가 움직여 대표적인 경기방어주로 꼽힌다.특히 외국인들이 활발한 매수세를 보였다. 외국인은 한국전력 주식 243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순매수 종목 상위 3위를 기록한 데 이어 삼양식품(149억원), SK텔레콤(58억원), KT&G(53억원) 등을 집중 매수했다.앞서 한국은행은 올해 한국의 1분기 실질 GDP 성장률이 –0.2%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한은의 지난 2월 공식 전망치인 0.2%보다 0.4%포인트나 낮은 수준이다. 한국의 GDP는 지난해 2분기(-0.2%) 이후 세 개 분기 만에 다시 마이너스 성장에 빠졌다.1분기 성장률을 부문별로 살펴보면 민간소비가 오락문화·의료 등 서비스 소비 부진으로 직전 분기보다 0.1% 감소했고 정부 소비도 건강보험 급여비 지출이 줄어 0.1% 줄었다.국내외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투자 감소도 두드러졌다. 건설투자는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3.2%나 쪼그라들었고 설비투자도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기계류 위주로 2.1% 축소됐다. 특히 설비투자의 1분기 성장률은 지난 2021년 3분기(-4.9%)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수출은 화학제품·기계·장비 등의 고전으로 1.1% 감소했으며 수입도 원유·천연가스 등 에너지류를 중심으로 2.0% 줄었다. 소비와 투자를 포함한 전체 내수는 0.6%포인트 감소했고 순수출은 오히려 0.3%포인트 올랐다.시장에서는 내수 반등이 지연되고 있는 데다 수출 데이터도 악화하고 있어 당분간 국내 성장은 제한될 것으로 전망했다.최규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심리가 추가로 악화하진 않았지만, 여전히 최근 3년 평균을 하회하고 있으며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지연을 감안하면 상반기 내수 하방 압력은 이어질 것”이라며 “미국과의 협상으로 관세 부담을 낮출 수는 있으나 어느 정도의 관세는 감수해야 할 가능성이 높고 상호관세가 7월에 재개되면 글로벌 교역량이 크게 늘어나기도 쉽지 않아 수출이 단기간에 내수 부진을 메우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경제 회복을 위해선 강도 높은 정책이 뒷받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성장 부진에는 대형 산불과 건설 사고 등 마찰적 요인도 고려해야 하나, 대내외 불확실성 속 제한된 부양책 집행이 기저에 깔려있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 수요 둔화로 수출 모멘텀이 약화된 데 이어 작년 말 정국 혼란이 성장세 악화를 더했고 신규 부양책 집행 부재 속에 더딘 예산 집행이 충격을 키웠다”고 꼬집었다.이어 하 연구원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구간에서 신속하고 강도 높은 정책 집행이 필요하다”며 “정부는 12조2000억원 규모 추경을 편성했으며 의회는 추가 증액을 시사했는데, 시장 예상(1차 12조원·2차 30조원) 수준의 추경 편성에도 수출 부진 심화와 제한된 내수 회복에 0%대 성장률 진입이 우려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