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GS25·세븐일레븐·미니스톱·위드미, 소주 가격 점포마다 1300~1700원으로 상이
매출 상위권 소주 가격 낮추고 부가수입 확보 전략
  • ▲ 편의점 마다 최대 400원 차이가 나는 소주 가격. ⓒ진범용 기자
    ▲ 편의점 마다 최대 400원 차이가 나는 소주 가격. ⓒ진범용 기자

    "주변에 있는 편의점보다 저희 점포가 소주가 더 저렴할 겁니다." (관악구 A 편의점)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소주의 가격이 점포마다 최대 400원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에서 매출 상위권을 기록하는 소주 가격이 점포별로 최대 30% 차이가 나는 셈이다. 이는 주로 직영점이 아닌 가맹점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로스리더' 마케팅 전략이다.

    '로스리더'란 원가보다 싸게 팔거나 일반 판매가보다 훨씬 싼 가격으로 판매하는 상품을 말한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에 따라 소주 가격이 상이한 것은 주변 점포들보다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점주들이 시행하는 일종의 프로모션 때문이다. 즉, 구매율이 높은 소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부가수입을 끌어내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특히 '소주'가 서민을 대표하는 상품인 만큼 편의점을 주로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가격 변동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소주는 2014년 매출 1위, 2015년 3위 등으로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제품 중 매출 최상위권에 위치하고 있다.

    특히 소주는 고객이 제품을 구매할 때 안주 등 주전부리를 함께 구매하는 빈도수가 높기 때문에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CU MD(상품기획자)는 "냉장 안주, 마른 안주, 과자 등 주류와 동반 구매율이 높은 관련 상품이 최근 매출이 오르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직영점의 경우(13월 4일 기준) 참이슬(360㎖)과 처음처럼(360㎖)을 대부분 공통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었다. CU는 1650원, GS25와 세븐일레븐, 미니스톱은 각 1660원, 위드미는 1700원에 판매 중이다.

    그러나 가맹점은 같은 제품을 1300~1700원에 서로 다르게 판매하고 있다.
  • ▲ 편의점 마다 다른 소주 가격. ⓒ진범용 기자
    ▲ 편의점 마다 다른 소주 가격. ⓒ진범용 기자

    뉴데일리경제 기자가 서울 중구, 관악구, 도봉구, 노원구 등에 소주 가격을 조사해본 결과 도보로 불과 10분 거리에 위치한 같은 브랜드 편의점에서도 가격 차이가 최대 400원가량 났다.

    특히 대형마트와 가깝거나 도보 5분 거리에 편의점이 5개 이상 분포된 지역에서는 소주 가격이 모두 직영점보다 저렴했다.

    이렇듯 소주 가격이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가맹점의 경우 점포 상황과 점주의 운영 전략에 따라 가격 조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편의점의 수는 전국적으로 5만여개에 육박한다. 특히 상권이 좋은 주택가 인근에는 편의점이 몰려 있다.

    인근에 편의점 10개가 몰려있는 노원구 A 편의점 점주는 "소주 가격을 주변 점포들보다 100원 정도 저렴하게 판매한다"며 "소주 판매 자체에 대한 수익은 조금 줄더라도, 부가 상품의 매출이 오르고 고객이 많이 찾아 가격을 조율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인근에 있는 편의점들은 대형마트와 경쟁하기 위해 소주 가격을 낮췄다고 입을 모았다.

    동대문구에 위치한 한 편의점은 대형마트와 3분 거리에 위치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소주를 1400원으로 낮췄다. 
    중계동, 창동, 청량리 등 대형마트가 인근에 있는 지역은 소주 가격이 대체로 직영점에서 판매하는 1600원대보다 저렴했다.

    대형마트에서 참이슬(360㎖)과 처음처럼(360㎖)을 1190원에 판매하는 만큼 경쟁력을 위해 가격을 낮췄다는 것이다. 

    창동 B 편의점 점주는 "대형마트보다 비싸다고 나가는 일부 고객이 있어 가격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가격 정책에 대해 다수의 편의점 본사 측은 "권장가격(1650원)이 있지만, 점포에서 지켜야 할 의무는 없다"며 "상권 경쟁을 위해 본사와 협의 후 가격을 조정하는 '로스리더'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소주 가격 등을 조율할 때 본사 직원과 가맹점 점주들은 주변 상황을 철저히 조사해 가격을 반영한다"며 "가맹점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점주의 소유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가격을 인하하는 것을 막을 필요는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