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어붙은 소비 경기가 지속되면서 국내 주요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3월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제자리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3월 들어 16일까지 롯데백화점(기존점 기준)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2% 증가했다. 1~2월 매출이 지난해보다 1.2%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다소 회복됐지만 소비심리가 회복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수준이다.
결혼철을 앞두고 혼수 수요 증가로 대형가전(27.6%), 가구(10.5%) 등의 성적은 좋았지만 전반적인 회복세는 약했다. 핵심 점포인 소공동 본점은 매출이 오히려 3.5% 감소했다.
김상우 롯데백화점 영업전략팀장은 "3월 들어 작년보다 매출이 소폭 신장했으나 어수선한 정국 등의 영향으로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다"며 "다음주부터 따뜻한 날씨가 이어져 봄나들이 고객을 중심으로 의류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이달 1~16일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0.6% 늘었다. 해외패션(7.3%), 리빙(6.7%), 여성의류(3.3%), 스포츠(5.6%) 등이 선전했지만 뚜렷한 회복 신호로 해석하기에는 부족하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아직 본격적으로 소비가 살아났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리빙, 의류 등의 매출이 조금씩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 증축 효과 등으로 인해 기존점 기준 매출이 7.1% 증가했지만 매출 증가세가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국내 정치적 환경과 중국 사드 문제, 가계 소득 감소 등 백화점 매출에 긍정적인 요소를 찾기 어렵다"며 "3월 매출은 작년보다 약간 나아지는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도 상황은 비슷하다.
롯데마트는 같은 기간 매출이 지난해보다 2.5% 감소했다. 신선식품(2.3%), 즉석식품(1.4%) 등은 매출이 늘었지만 의류·스포츠(-8.5%), 유아동·완구(-7.5%), 패션잡화(-2.4%) 등이 줄었다.
3월 들어서도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패션 상품에 대한 수요가 많지 않았고 밖에서 가지고 놀 수 있는 야외완구 매출도 감소했다.
이마트 매출은 이달 들어 2.5% 늘어 1~2월 매출 증가율 2.2%와 큰 차이가 없다. 신선식품(4.4%), 가공식품(6.5%) 등 식품과 가전제품(12.8%) 매출이 늘었으나 패션용품(-4.9%)과 생활용품(-5.7%)은 줄었다.
최훈학 이마트 마케팅팀장은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소폭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미세먼지가 해소되고 날씨가 따뜻해져 본격적인 나들이 철로 접어들면 식품 부문을 중심으로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