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터키서 수주소식주택사업, 예년보다 첫 사업 일러
  • ▲ 조기행 SK건설 부회장.ⓒSK건설
    ▲ 조기행 SK건설 부회장.ⓒSK건설

    "흑자 창출은 기업이 자신감과 자긍심을 갖는 기본 토대입니다. 아무리 어려워도 흑자를 달성한다는 믿음은 주저하지 않고 미래를 향해 달려나갈 수 있는 동력입니다."

    조기행 SK건설 부회장 단독체제를 갖춘 지 3개월. 그는 2017년 신년사를 통해 흑자는 미래를 위한 원동력이라는 경영원칙을 내비쳤다. 재무통으로 평가받는 경력과 무관하지 않은 신년사다.

    SK건설은 연결기준 2013년 영업손실 5540억8118만원을 찍으며 최악시즌을 보냈다. 2014년에도 손실 10억3093만원기록했지만 적자 폭은 대폭 감소했다. 이후 2015년 108억7845만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는 조기행 부회장이 승진한 이유 중 하나다.

    최근 SK건설 행보를 보면 과거와 다르게 연초부터 발 빠른 모양새다. 불과 1분기 지난 현재 성과가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해외사업 '개발형 사업모델' 안정성 확보

    SK건설은 대비책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섰다. 특히 기존 건설사들이 '저가수주'로 막대한 영업손실을 기록한 해외사업에 대해 다른 방향으로 접근했다.

    해외건설에 임하는 SK건설 화두는 '개발형 사업모델' 구축. 이는 건설사가 자금을 조달해 시공하고 운영까지 맡는 구조다.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보다는 장기적으로 새로운 모델을 발굴해 흑자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조기행 부회장 전략이다.

    실제로 SK건설은 사업비 4조1440억원인 5000㎹(메가볼트) 규모 가스복합화력 민자발전사업권을 따내며 이란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이란 내 5개 지역에 5기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운영하는 프로젝트로 이란 내 추진되는 발전사업 중 최대 규모다. SK건설은 발전소 공사를 도맡아 수행할뿐 아니라 완공 후 30% 지분을 갖고 운영에 참여한다.

    최근 PPP(Public Private Partnership·민관협력사업)에도 적극적이다. PPP란 해당 국가에서 대규모 사업을 진행할 때 해외자본을 끌어들여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 1월 대림산업과 함께 총 사업비 약 3조5000억원 규모 터키 차나칼레 현수교 프로젝트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후 발빠르게 정식 계약을 체결해 지난 20일 착공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개통한 터키 유라시아 해저터널사업도 대표적 PPP방식으로 꼽힌다. SK건설은 2008년 프로젝트 수주 후 2013년 1월 공사를 시작해 48개월 만에 터널을 개통했다. 이후 2041년까지 유지보수와 시설 운영을 도맡아 운영수익을 챙기게 된다.

    SK건설 관계자는 "사업적인 인프라를 갖추기 위해 인내가 필요하다"면서 "꾸준하게 진행한 결과물이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사업, 100% 도시정비사업 

    SK건설 주택사업은 해마다 5000가구 공급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인천 송도·서울 강동 등에서 5049가구(공급가구·당사지분 기준)를 공급했다. 올해도 4071가구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3일 백련산 SK뷰 아이파크와 안산 라프미오 분양 일정을 동시에 시작하며 올해 주택사업 포문을 열었다. 이들 단지 모두 입지 면에서 큰 단점은 없는 무난한 사업지라는 평가다. 지난해 7월 처음 주택사업(송도 SK 뷰)이 등장한 것과 비교하면 빠른 행보다. 앞으로 서울 신길뉴타운과 공덕역 인근 재개발사업이 예고돼 있다.

    올해 주택사업은 100% 도시정비사업으로 이뤄져 리스크가 적다. 조기행 부사장이 신년사에서 강조한 '흑자기조 정착' 목적으로 해석된다.

    다만 SK건설 불안요소 중 하나는 '수주감소'다. 미래먹거리 부족에 따른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조기행 부회장도 수주잔고가 줄어든다는 점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신년사에서 "지난 2년간 수주 규모가 축소된 탓에 매출 규모가 줄었다"면서도 "올해 역시 지난해 못지 않은 수익 창출을 목표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실제 수주잔고는 △2012년 21조3989억9800만원 △2013년 21조3214억2700만원 △2014년 24조5467억9900만원 △2015년 22조5496억2900만원을 유지하고 있다.

    SK건설 관계자는 "해외수주와 SOC 발주가 줄어들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도시정비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