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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전기차 활성화에 힘을 쏟으면서 현대차·한국지엠 등 완성차 업계가 수혜를 보고 있다.
2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전기차 보조금을 1200만원에서 1400만원으로 인상하고 개별소비세(200만원), 취득세(200만원) 등 감면해주고 있다. 여기에 3년간 한시적으로 충전기본요금 면제, 전력량 요금 50% 할인을 지원하고 있다.
또 전국 모든 고속도로와 대형마트 등 도심 주요생활 공간 240여곳, 전국 아파트 4000개 단지에 충전 인프라를 설치, 올해 말까지 누적 2만기의 충전기를 구축할 계획이다.
전기차 구매의 최대 난제인 인프라 부족 문제 해결과 보조금 지원 확대로 소비자의 진입 문턱을 낮춘다는 전략이다. -
여기에 전기차 보조금을 지원하는 지자체도 총 103곳으로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다만 지자체별 보조금은 최소 300만원에서 최대 1200만원으로 차이가 있다. 가장 많은 1200만원을 지급하는 곳은 울릉도다.
이처럼 정부 지원이 증가하면서 보조금 신청 역시 급증하고 있다. 세종시, 광주광역시, 전주시, 청주시, 춘천시 등 33개 지자체에서는 이미 올해 보조금 접수가 마감됐다.
실제로 현대차의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올 1월 255대, 2월 304대 판매됐다. 전기차 공모 시작 후 한달 반 만에 지난해 판매량의 72% 수준인 2700대가 넘는 계약이 이뤄졌다.
한국지엠이 이달 선보인 볼트EV는 사전계약 개시 첫날 올해 계약분(400대)을 마감했다.
기아차의 쏘울EV도 1월 37대에서 2월 116대로 판매가 늘고 있다. 르노삼성의 SM3 Z.E는 1월 39대, 2월 56대 팔렸다. -
예년 대비 빠르게 판매가 늘면서 완성차 회사들은 가격을 낮춘 보급형 모델 또는 주행거리를 보강한 상품성 개선 모델을 출시하며 시장의 요구에 대응하고 있다.
현대차는 정부와 지자체 보조금을 받으면 1000만원대 수준에 구입할 수 있는 아이오닉 일렉트릭 I 트림을 내놨다. 기존 N 트림보다 160만원 가격을 낮췄다. 제주도의 경우 1840만원대에 구매가 가능하다.
기아차는 주행거리를 20%가량 개선한 2018 쏘울EV를 선보였다. 기존 모델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148km다. 판매가격은 4280만원이다. 보조금 혜택을 고려하면 1680만~2880만원 수준에 구입할 수 있다.
한국지엠은 1회 충전 주행거리 383km, 1시간 급속충전으로 배터리 80%를 충전할 수 있는 볼트EV를 출시했다.
르노삼성 역시 SM3 Z.E 상품성 개선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올해 1000대 판매를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또 1~2인승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도 투입,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 밖에도 BMW가 주행거리를 50%가량 늘린 i3 94Ah를, 테슬라가 모델S 90D를 선보였다. 단 모델S는 완충 시간인 10시간 이상이어서 전기차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없다. -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올해 정부가 전기차 보급 목표 1만4000대를 조기에 달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주형환 산업부 장관도 전기차 보급대수를 매년 두 배씩 확대하겠다고 밝힌 만큼 전기차 판매도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